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6차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대한변호사협회와 여성변호사협회 회장을 지낸 법조인들이 4일 성명을 내고 더불어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법 왜곡죄 신설 입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법치주의와 삼권분립 원칙에 대한 위협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과 법 왜곡죄 신설을 담은 형법 개정안 등이 통과됐다.

전직 변협회장·여성변회장들은 이날 성명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재판부 구성과 재판권 행사에 있어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한다”며 “절대적 입법 권력에 휘둘리고 눈치를 볼 수밖에 없으므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국민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민주주의 기둥인 삼권분립을 근본적으로 훼손한다”고 했다. 이 성명에는 박승서·정재현·천기홍·신영무·하창우·김현·이찬희·이종엽·김영훈 전 대한변협 회장과 김정선·이명숙·이은경·조현욱 전 한국여성변호사회장 등 13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현행 헌법에는 군사법원을 제외한 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한 근거가 없다”고 했다. 이어 헌법 부칙에 설치 근거가 있었던 과거 반민특위와 3·15 특별재판부를 들며 “반민특위는 본래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다수당 권력에 휘둘렸고 3·15 특별재판부는 5·16 쿠데타를 초래했다”고 했다.

법관이나 검사가 고의로 법리를 왜곡하거나 사실을 조작할 경우 처벌하는 법 왜곡죄에 대해서도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을 중대하게 위반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법 왜곡죄는 ‘증거해석 왜곡’, ‘사실관계 왜곡’, ‘법령의 잘못된 적용’ 등 추상적 개념을 처벌 요건으로 삼는다”며 “이는 사법권 침해를 넘어 판·검사의 독립적 판단을 위축시키고 고소·고발 남발과 정치적 사법 통제를 불러올 위험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법 왜곡죄가 형사사법 구조와 정면 충돌한다고도 했다. 이들은 “증거가 제한적인 사건에서는 검사가 정황 증거와 진술의 신빙성을 종합해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검사가 처벌을 우려해 기소를 안하는 등 방어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판·검사에게는 직무유기나 직권남용 등 처벌 규정이 있는데도 법 왜곡죄를 신설하는 건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사법 장악 시도라는 의심을 갖게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