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이라며 TV 생중계로 비상 계엄을 선포했다. 6시간 만에 끝난 그날의 선택은 1년이 다 된 지금까지 비극으로 이어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본인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체포·구속된 현직 대통령이 됐고, 김건희 여사와 함께 부부가 동시에 구속 기소되는 수모를 겪었다. 결국 대통령직에서 파면되고 정권이 무너지면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따라 움직였던 국무총리부터 장관들, 군과 경찰, 검찰의 수뇌부까지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다. 계엄의 여파는 최근 윤 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이었던 국민의힘이 계엄 동조 세력으로 몰리면서 정당을 해산시켜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 이르렀다.
◇ 尹, 현직 대통령 최초 체포·구속
비상 계엄은 헌법상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서 ‘내란죄’로 몰리기 시작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수사는 비상 계엄 해제 이틀 만인 12월 6일 검찰에서 먼저 시작됐다. 검찰은 군 검찰과 함께 특별수사본부를 꾸렸고, 곧바로 윤 전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의자로 입건, 수사를 진행했다. 이어 특수본은 12월 10일 김용현 전 국방장관을 구속했다.
이때부터 검찰과 경찰, 공수처가 경쟁적으로 내란죄 수사에 뛰어들었다. 서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권을 주장하며 기관끼리 갈등을 빚기도 했다. 결국 수사권을 이첩받은 공수처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관저를 찾아가 체포를 시도했다. 윤 전 대통령이 불응하면서 경호처와 물리적 충돌도 빚었다. 올해 1월 15일 두 차례 시도 끝에 윤 전 대통령은 결국 체포됐다. 1월 19일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고, 사건은 검찰이 넘겨받아 1월 26일 윤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겼다.
지난 3월 윤 전 대통령은 구속 취소 청구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서 석방됐다. 기사회생하는가 싶었지만, 4월 4일 그는 헌법재판소에서 파면을 선고받았다. 이후 정권이 교체되면서 지난 6월부터는 3대 특검이 가동됐다. 윤 전 대통령뿐 아니라 전 정권을 향한 수사가 본격화된 것이다.
◇ 尹의 부하들, 수사와 재판으로 초토화
검찰에서부터 군 검찰, 지난 6월 출범한 내란 특검까지 거치면서 계엄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사람은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해 총 25명이다.
내란 특검은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전 정부 각료들부터 겨냥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포함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을 내란 관련 혐의로 기소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은 법원에서 두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조만간 보강 수사를 거쳐 불구속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한 전 총리는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알고도 대통령을 제지하지 않고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한 혐의(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으로 기소돼 내년 1월 21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특검은 그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우리 군의 무인기를 평양으로 보내 안보 위기 상황을 만들었다며 외환 혐의(일반이적)로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 등을 기소했다.
군 지휘부도 초토화됐다.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은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군사 법원과 일반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군인 출신만 16명에 달한다.
◇ 국민의힘 풍비박산 위기…끝나지 않은 수사
오는 14일 종료를 앞둔 내란 특검은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황교안 전 총리 등에 대한 막바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계엄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은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권은 이를 빌미로 국민의힘 전체를 내란 동조 세력으로 몰아 정당 해산까지 거론하고 있다.
최근 여당은 3대 특검이 종료된 뒤 ‘2차 종합 특검’까지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3대 특검에서 미진한 부분은 한곳에서 몰아 진실을 밝힐 시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