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오는 5일 정기 전국법원장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 전담 재판부’ 설치와 ‘법 왜곡죄’ 도입 등에 관해 논의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최근 각 법원장들에게 “해당 법률안들이 법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고, 사법권 독립 등 헌법의 기본 원리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 관점에서 신중한 검토와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소속 법관들의 의견을 수렴해달라”고 요청했다.
법원행정처는 “최근 법률안들에 대한 국회의 심의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기존에 준비했던 법원장회의 안건은 서면 논의로 대체하고, 해당 입법에 관한 대응 방안을 논의 주제로 삼고자 한다”고 했다. 내란 전담 재판부 설치법 등이 최근 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는 등 입법에 속도가 붙자 법원 차원의 공식 의견을 마련해 대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법원장회의는 대법원을 제외한 전국 법원의 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 사법연수원장, 사법정책연구원장 등 최고위 법관이 모이는 자리로, 이번 회의는 매년 12월 열리는 정기 회의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9월에도 임시 법원장회의를 열고 민주당의 사법제도 개편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법원장들은 7시간 넘게 회의한 뒤 대법관 증원, 대법관 후보 추천 방식 개편 등 주요 법안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전국 각급 법원 대표 모임인 ‘전국법관대표회의’도 오는 8일 여당이 추진하는 법관 인사 제도 개편과 상고심 제도 개선 방안 등 ‘사법 개혁안’에 관한 입장을 표명할지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는 법관 근무 평정에 외부 기관인 대한변호사협회의 평가를 반영하게 하는 법관 인사 제도 개편안과 대법관 증원 등 상고심 제도 개선안에 관한 두 가지 안건이 상정됐다.
우선 대한변협의 평가를 법관 평정에 반영하는 개편안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취지의 안건이 상정됐다. “단기적·정치적 논의나 일시적 여론에 따라 제도가 성급하게 개편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재판의 공정성과 사법의 안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대법관 증원 등 상고심 제도 개선에 관해선 “사실심 강화 방안이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고, 대법관 구성의 민주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의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는 안건이 상정됐다. “상고심 제도 개선 논의에 국민의 기대와 요구는 물론, 재판을 담당하는 법관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이날 상정된 안건은 회의에 참석한 법관 대표 과반이 찬성해야 법관대표회의의 공식 입장으로 발표할 수 있다. 안건 내용이 일부 수정 의결되거나, 정족수에 미치지 못해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법관 대표들은 이번 회의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원행정처 폐지, 내란 전담 재판부 설치, 법 왜곡죄 도입 등의 구체적 쟁점과 그에 관한 법원행정처의 입장도 들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