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트코인 투자 사기 모집책으로 활동한 60대 남성이 1·2심에서 “사기인지 몰랐다”고 주장해 무죄를 받았지만, 대법원이 이를 뒤집었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코인 투자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모(60)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대법원은 원금이나 높은 수익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숨기고 투자금을 받아낸 것으로 볼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미국의 유사수신 업체 ‘렌벨캐피탈’의 대전 지역 투자자 모집책으로 활동했다. 그는 “렌벨캐피탈에 코인을 투자하면 10개월 뒤에 코인이 오른 가격으로 정산해주겠다” “코인 가격이 내려도 원금은 100% 보장된다”며 투자금을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렌벨캐피탈은 한 명의 모집책이 여러 사람에게 투자금을 받고, 투자자들이 다시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전형적인 다단계 구조로 운영됐다. 이씨는 이런 사실을 알고도 투자자를 속여 2019년 1월 피해자로부터 4607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은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가 렌벨캐피탈이 아무런 실체 없이 돌려막기 식으로 수익금을 지급하는 회사라거나, 피해자에게 원금과 수익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정황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이씨의 지위와 역할, 투자자 모집 기간, 자금 운용 방식 등을 보면, 이씨는 렌벨캐피탈이 아무런 수익 창출 없이 하위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상위 투자자의 투자금에 대한 수익금을 지급하는 다단계 피라미드 구조의 유사수신 업체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이씨는 투자자들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이고 투자금을 송금받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