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12·3 비상계엄의 후속 조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안(내란특별법)’, ‘윤석열·김건희 등의 국정농단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전담재판부 설치에 관한 법률안(전담재판부설치법)’, ‘형법 개정안(법 왜곡죄)’ 등을 논의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해 법원행정처가 “위헌성이 문제될 소지가 크다”는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는 전날(1일) 전체회의를 열고 ‘윤석열·김건희 등의 국정농단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전담재판부 설치에 관한 법률안(전담재판부설치법)’을 상정해 논의했다. 이 법안은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사건을 전담으로 맡을 전담재판부를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에 설치하고, 영장전담판사까지 두도록 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지난 7월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을 발의했다가 위헌 논란이 일자, 이후 같은 당 이성윤 의원이 9월 내용을 일부 수정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다시 발의했다. 당초 전담재판부 판사를 국회·판사회의·변협이 추천하도록 했으나, 이후 법무부·판사회의·변협이 추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법원행정처는 “형식적 차이가 있지만 본질은 동일하다”며 지난달 28일 국회 법사위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반대하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26쪽 분량의 의견서를 추가로 제출했다.

◇외부 인사가 관여하는 추천위원회… “사법권 독립 침해”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실이 확보한 의견서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전담재판부 판사 임명에 국회든, 법무부든, 변협이든 외부 기관이 관여하는 것은 그 자체로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에서 국회를 법무부로 대체하더라도 사법권 독립을 해친다는 문제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대법원장이 추천위원회에서 올라온 판사 후보를 1주일 내 그대로 임명하도록 한 조항에 대해 행정처는 “대법원장의 판사 인사권을 형식적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대법원장의 기능과 권한을 정한 헌법적 원리와 헌법 규정과도 상충한다”고 했다. 헌법이 보장한 대법원장의 법관 임명권을 침해한다는 뜻이다.

행정처는 국회의 입법권에도 헌법적 한계가 있다고 했다. 행정처는 “국회가 법관의 자격과 법원의 조직 등에 관한 입법 형성권을 가진다고 해서 아무런 한계 없이 입법자의 자의에 맡겨질 수는 없다”며 “사법권의 독립 등 헌법의 근본 원리에 위반되거나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해선 안 될 ‘헌법적 한계’가 있다”고 했다.

전날 법안소위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헌법재판소와 법무부, 판사회의가 전담재판부와 영장전담판사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일부 조항이 수정됐다.

◇“무작위 배당 원칙 훼손”… 해외에서도 금지

행정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이 법원의 ‘무작위 배당 원칙’에 어긋난다고도 했다. 통상 법원은 공정한 재판을 위해 사건이 접수되면 전산 시스템을 통해 무작위로 담당 재판부를 정한다. 그러나 특정 사건을 전담할 판사를 별도로 임명하는 방식은 이러한 원칙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행정처는 의견서에서 “특정 사건에 대해 일정한 방향으로 판결이 선고되길 희망해 특정 성향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특정 법관에게 사건이 배당되도록 영향을 미칠 경우, 헌법상 국민의 공정하게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게 된다”고 했다.

행정처는 일본의 ‘특별재판소 금지 원칙’, 독일의 ‘특별법원 금지 원칙’ 등 해외 사례도 제시했다. 일본은 혁명·내란 등 중대 사안을 다루는 특별재판소조차 정치적 악용 가능성과 공정성 훼손 우려 때문에 허용하지 않는다. 독일 역시 개별 사건의 재판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사건별로 법관을 지정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기존 전문재판부와 달라”… 與 논리 반박

전담재판부가 법원이 운영하고 있는 ‘전문재판부’와 같아 위헌 문제가 없다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서도 행정처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전문재판부는 부패·선거 등 특정 분야 사건을 신속하고 적정하게 처리하기 위해 운영되는 재판부를 말한다.

행정처는 “전문재판부는 무작위 배당을 통해 사건이 배당되고, 전담 사건만을 전속적으로 관할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내란전담재판부는 “3대 특검법이 특정한 사건들을 심판하도록 하기 위해 설치되는 것이고, 특정 개별 사건을 심판할 법관을 사후에 임의적으로 결정하는 구조”라며 기존 전문재판부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