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승무원 채용 비리’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전 의원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1부(재판장 김상곤)는 5일 업무방해 및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상직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자녀 채용을 청탁하고 이스타항공의 운영상 편의를 봐준 국토교통부 전 직원 A(64)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받았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015~2019년 승무원 채용 당시 특정 지원자를 인사팀에 추천하는 등 이스타항공 인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자격 미달 지원자를 합격시키거나, 불합격 점수를 받은 지원자를 합격시키는 등 위력으로 공정한 채용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점수가 미달한 지원자 147명(최종 합격 76명)을 채용하도록 인사 담당자에게 외압을 넣었다고 판단했다.
이 전 의원은 2016년 상반기 국토부 공무원 A씨의 자녀를 부정 채용해 취업 기회라는 뇌물을 공여한 혐의도 받았다. A씨의 딸은 공인 외국어 시험 성적을 갖추지 못해 서류에서 2차례나 탈락했는데도 재심사 끝에 항공사에 최종 합격했다.
당초 이 전 의원은 A씨 자녀 채용 건에 대해 뇌물 공여죄로 징역 4개월, A씨는 뇌물 수수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는 이들 사건을 병합해 재판이 진행됐다.
이 전 의원 측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기업 채용 제도에 명시된 지원자 추천을 위력으로 판단한 잘못이 있다”며 “청탁으로 보기에는 인과 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이 전 의원도 “지역의 인재 유출을 막고 장기간 근무할 직원을 우선 채용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점을 살펴봐 달라”고 했다.
1심 재판부는 “경영진의 지시가 인사담당자들의 자유의사를 제압하는 ‘위력’에 해당한다”며 이 전 의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뇌물 공여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해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1심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피고인들이 인사 담당자에게 채용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줄 것이라는 말이나 행동을 했다고 볼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인사 담당자들이 압박감을 가졌다거나 불이익을 받을 것이 염려된다는 불안감을 느꼈다는 사정만으로 (자유의사를 제압하는) 위력 행사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신규 직원 채용과 관련한 합격자 결정은 대표이사의 권한으로 인사 담당자들의 업무는 각 전형 단계별 및 최종 합격자 명단을 보고하는 것으로 종료된다”며 “피고인들이 인사 담당자들의 업무가 끝나기 전 평가 점수를 조작하거나 순위 변경을 강요한 사실이 없는 등 인사 담당자 고유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뇌물 공여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이상직)이 A씨 자녀 채용에 관해 보고를 받거나 지시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A씨의 뇌물 수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이유에 대해서는 “A씨 자녀가 서류 전형에서 불합격하자 A씨가 이스타항공 직원에게 연락한 점, 서류 전형과 1·2차 면접에서 불합격했음에도 최종 합격하는 비정상적인 절차를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보이는 점, A씨의 업무는 이스타항공 영업과 관련이 있는 등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