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이후 대통령경호처에 비화폰 서버 삭제를 지시했다는 혐의에 대해 법정에서 직접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백대현)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재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특검 측이 “김대경 전 경호처 지원본부장이 지난해 12월 7일 비화폰 전자 정보 삭제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고 하자, 김 전 차장은 “삭제 지시를 할 이유가 없고, 수사 과정에서도 그렇고 지금도 상대방 휴대전화에 찍힌 번호를 지울 수 있는 기능이 있을까 의심한다”며 “(비화폰 전자 정보를) 삭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특검이 김 전 차장에게 ‘지난해 12월 8~9일 김 전 본부장에게 비화폰 통화내역 삭제를 반복적으로 지시했냐’, ‘12월 10일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하며 비화폰 관련 얘기를 했냐’고 재차 물었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은 재판장을 향해 “신문과 관련해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발언을 신청했다.

윤 전 대통령은 “(비화폰은) 이틀 만에 삭제되지 않고 실제 통화 내역이 남아 있었다”며 “비상계엄 이후가 아니라 그전에도 통화 내역이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또 “경호 목적 때문에 상당 기간 (통화 내역을) 갖고 있다”며 “삭제 이런 건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김 전 차장과 김건희 여사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대화 내용도 현출됐다.

김 여사는 김 전 차장에게 “관저 대비실을 압수수색할 수 있는 특검법을 민주당에서 발의한다는데, 그게 통과되면 경호처에서 막을 수는 없는 거죠”라고 물었다. 이에 김 전 차장은 “막을 수 있다”고 답했다. 김 전 차장은 김 여사에게 “영부인님, 아무 걱정하지 마시고 편히 계십시오”라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검찰에 26년 있으면서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을 수없이 받아본 사람”이라며 “군사보호구역이고, (영장을) 집행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이 텔레그램 대화 내역을 현출하며 “당시 영부인이던 김건희가”라고 한 것에 대해 “김건희가 뭡니까. 여사를 붙이든지 하면 되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재판을 마치기 전 다시 발언권을 얻어 “국방부 장관 공관은 모두 같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이어서 주지시킨 것”이라며 “법적으로 안 되는 일을 제가 지시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