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파견 근무 중인 부장검사가 과거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공범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만난 사실을 확인하고 직무에서 배제했다. 피의자 강압 수사 의혹과 민 특검의 비상장 주식 투자에 이어, 파견 검사의 부적절한 처신까지 드러나며 특검은 또 논란에 휩싸였다.
특검은 26일 “파견 근무 중인 한문혁 부장검사가 수사를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된 사실관계가 확인됐다”며 “지난 23일 검찰에 파견 해제 요청을 했고, 27일 자로 검찰에 복귀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검은 한 부장검사가 서울중앙지검 소속이던 2021년 이 전 대표와 술자리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제보받았다. 당시 한 부장검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팀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런 검사가 김 여사의 계좌 관리인으로 핵심 수사 대상이던 이 전 대표와 사적으로 만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 사건으로 유죄가 인정돼 지난 4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해당 사진엔 한 부장검사와 이 전 대표를 포함해 총 5명의 모습이 담겼다. 가정집 거실로 보이는 곳에서 한 부장검사가 가운데 앉아 있고, 바로 뒤로 이 전 대표가 서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채 웃고 있다. 이날 모임 참석자는 두 사람 외에 의사 최모씨와 정치권 인사, 연예인 지망생 등 최소 5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장검사와 이 전 대표는 앞서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한 뒤 서울 성동구에 있는 최씨의 집으로 자리를 옮겨 술자리를 이어 갔다고 한다.
이 전 대표 측은 “당시 한 부장검사가 이 전 대표의 정체(사건 관련자)를 알았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표가 “이종호입니다”라고 인사하니 한 부장검사가 “블랙펄?”이라고 물었고, 이 전 대표가 “맞는다”고 답하자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이 말려 식사 자리는 계속됐다고 한다. 이날 식사 메뉴는 한우였고, 30만원 정도 나온 밥값을 이 전 대표가 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 부장검사는 “2021년 7월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 (이 전 대표가) 우연하게 합석해 함께 식사를 하게 됐다”며 “당시 이종호는 피의자가 아니었고, 명함이나 연락처도 교환하지 않아 도이치모터스 관련자라는 사실을 몰랐다. 이날 이후 개인적으로 만난 사실이 없다”고 했다. 한 부장검사는 그러면서 “이종호는 그해 9월 말 입건돼 10월 말 구속됐다”고 했다. 한 부장검사는 자기 밥값(10만원)은 자기가 냈다고 주장한다.
법조계에선 “한 부장검사가 향후 관련 수사에도 계속 참여한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 부장검사는 지난 4월 서울고검이 이 사건을 재수사할 때에도 자문 형식으로 수사에 참여했고, 지난 6월 특검에 파견 와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팀장을 맡아 왔다. 검찰 한 관계자는 “오해받을 만한 사적인 관계가 있었으면 관련 수사를 회피했어야 마땅하다”고 했다.
한편 특검은 이날 부장판사 출신인 김경호(사법연수원 22기)·박노수(31기) 변호사를 신임 특검보로 임명했다. 이미 18명을 기소해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공소 유지에 주안점을 둔 인사란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