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을 맡았던 서울고법 재판부의 판결문 경정(수정)에 문제가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6일 최 회장이 항소심 판결문 경정 결정에 불복해 낸 재항고를 기각했다. 이혼 소송 항소심을 심리한 서울고법 가사2부는 지난해 5월 30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 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같은 해 6월 17일 판결문을 수정했다.
재판부가 수정한 것은 대한텔레콤(SK C&C의 전신) 주식의 가치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1994년 11월 대한텔레콤 주식을 취득할 당시의 가치를 주당 8원으로 계산했다.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에는 주당 100원, SK C&C가 상장한 2009년 11월에는 주당 3만5650원으로 각각 계산했다. 이에 따라 1994∼1998년 선대회장 별세까지와 별세 이후 2009년까지 가치 증가분을 비교해 최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회사 가치 상승 기여를 각각 12.5배와 355배로 판단했다.
하지만 최 회장 측이 지난해 6월 기자회견을 열어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자 항소심 재판부는 1998년 5월의 주식 가치를 주당 1000원으로 수정했다. 최 회장 측은 판결문 수정에 따라 최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주식 가치 상승 기여가 각각 125배와 35.5배로 수정돼야 한다면서, 1조 3808억원이라는 재산 분할 판결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오류가 고쳐졌다고 해서 판결 결과까지 달라지지 않는다고 판단해 주문까지 수정하지는 않았고, 최 회장 측은 이에 재항고한 것이다.
최 회장 측이 재항고까지 내며 판결문 오류를 지적한 것은 재산 분할 과정에서 노 관장의 기여도에 따른 재산 분할 대상의 범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항소심 재판부가 계산한 대로라면 최 회장은 선대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 받은 뒤 회사를 크게 성장시킨 ‘자수성가형 사업가’가 돼, 부부 관계에 있는 노 관장의 기여도도 자연스레 높아진다는 것이다. 반면 최 회장의 주장을 따르면 선대회장의 기여분이 높아지는 구조다.
그러나 대법원이 노 관장의 기여도부터 다시 계산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판결문 오류 여부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