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13일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판결과 관련해 “판결에 대한 원칙적 존중은 입법과 행정에 책임을 지는 위정자에게 더욱 요구되는 자세다. 사법권의 독립이 훼손되지 않도록 근거 없는 공격을 지양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대법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88쪽 분량의 의견서에서 ‘이 대통령 선거법 재판 전후 대법원장의 통화 내역, 일정 등을 공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의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대법원은 “대법원장이 외부 세력과 공모해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로 심리와 판결을 했다는 주장은 아무런 합리적 근거가 없는 정치적 공격에 불과하다”고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총리 등과 만나 재판 내용을 모의했다는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개입’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대법원은 “사건이 대법원에 접수된 직후부터 모든 대법관이 검토했고, 대법원장이 일일이 대법관들의 의견을 확인해 절차를 진행했다”며 ‘졸속 재판’ 논란도 부인했다. 이 대통령 선거법 사건은 1심에서 유죄,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가 지난 5월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에서 유죄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지난 3월 28일 사건 접수 직후 전합 심리를 시작했다”며 ‘전합 회부 9일 만에 선고했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지난 4월 22일 전합 회부 사실을 외부에 공개한 뒤 곧바로 합의 기일을 진행했는데, 실제 그보다 한 달 전부터 심리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대법원 심리가 빨랐던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건 1심은 기소 후 2년 2개월, 2심은 1심 판결로부터 4개월 후에 선고됐다”며 “1·2심의 절차 지연과 엇갈린 판단으로 인한 혼란과 사법 불신이 유례없었기 때문에 대법관들 사이에서 ‘중립적이면서도 신속한 절차 진행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선거법 사건은 1심은 6개월, 2·3심은 각각 3개월 내에 선고해야 한다는 규정도 근거로 들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당시 심리 상황에 대해 “대법관 다수 의견은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였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국정감사 인사말에서 “어떠한 재판을 했다는 이유로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는 상황이 생긴다면, 법관들이 위축되고 눈치를 보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증인 선서도 없이 조 대법원장에 대한 질의응답을 90여 분간 강행했다. 추 위원장은 대법원 의견서도 범여권 의원들에게만 공유해 논란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