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대북 송금 사건’ 변호인이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질책을 받고 교체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당시 수원지검 부부장검사(현 법무연수원 교수)에게 “중요한 제보를 하나 받았다. (이 전 부지사가) 설주완 변호사를 사임시키고 김광민 변호사를 새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김현지 부속실장이 직접 챙겼다고 한다. 그런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박 검사는 “당시 설 변호사가 갑자기 사임해 (이유를) 물어보니, 김현지 실장으로부터 전화로 질책을 많이 받아서 더 이상 나올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부지사가 절박하게 설 변호사에게 와달라고 요청했지만, 설 변호사는 김 실장이 전화로 굉장히 모욕적인 언사를 했고, 그래서 도저히 변호에 참여할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7월∼2022년 7월 쌍방울 그룹에서 3억3400여 만원의 뇌물과 정치자금을 받고, 쌍방울의 800만달러 대북 송금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6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됐다.
그는 대북 송금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2023년 6월 9일 “쌍방울 방북 비용 대납을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자백했다. 그러나 사흘 뒤인 6월 12일, 이 전 부지사의 변호를 맡았던 설 변호사가 돌연 사임했고 이후 민변 출신 김광민 변호사가 새로 선임됐다.
그런데 이 전 부지사가 변호인이 교체된 뒤 “검찰의 회유와 압박 탓에 허위 진술을 하게 됐다”며 말을 바꿨다. 이 과정에서 김 실장이 설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변호인 교체를 압박하는 등,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번복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김 실장은 2022년 이 대통령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일하며,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 대응과 정무 현안을 맡았던 핵심 측근으로 알려졌다.
주 의원은 “이 사건은 이재명 대통령과 공범 관계 문제가 되는 사안”이라며 “공범 관계의 최측근이 공범인 사람에 대해 변호사를 질책하고 따지고 자르라고 한 것은 그 자체가 증거 인멸이자 위증 교사”라고 했다. 또 “김 실장은 국정감사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전 부지사는 김 실장이 변호인 교체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이 전 부지사는 “설 변호사는 제가 원래 선임한 변호사가 아니고, 어떠한 계기에 의해 제 사건을 돕겠다고 했다”면서 “원래 다른 변호사를 선임했었는데 그분이 오시지 않아서 아내에게 말했더니 설 변호사가 돕겠다고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설 변호사가 저를 돕는 게 아니라 검찰을 돕는 행태를 보여서 논쟁하고 설전했다. 이후 변호인에서 사임하겠다는 말도 없이 갑자기 사라져서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실장이 변호인 교체를 압박한 것이 아니라, 설 변호사와의 개인적인 의견 충돌로 교체가 이뤄졌다고 해명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전 부지사는 “당시 수사팀이 이 대통령에 대해 진술하면 형을 감면해주겠다거나 바로 석방해주겠다고 했다”며 검찰의 회유가 있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