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별검사팀(김건희·내란·해병 특검)이 검사 114명을 파견받아 수사를 진행하는 동안 전국 검찰청의 미제(未濟) 사건이 30%가량 늘어난 것으로 13일 나타났다. 또 올해 들어 지난달 기준 사직한 검사 수는 14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6일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 장기화와 검사 퇴직으로 인해 일선 검찰청에서 담당하는 민생 사건이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가 국민의힘 나경원·주진우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내란 특검 출범 직후인 6월 말 기준 전국 검찰청의 미제 사건은 7만3395건이었다. 그러나 7월 들어 미제 사건은 8만1469건으로 증가한 데 이어, 8월 말에는 9만5730건으로 늘었다. 두 달 새 미제 사건이 약 2만2000건(30.4%) 늘어난 것이다. 미제 사건은 접수 후 처분하지 못한 사건을 말하는데, 통상 3개월이 넘어가면 장기 미제로 분류된다.
검찰청별로는 인천지검이 4146건에서 6390건으로 약 54% 증가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수원지검은 1만3748건에서 1만7852건으로 약 30%, 서울중앙지검은 같은 기간 7348건에서 8690건으로 약 18% 증가했다. 이 기간 전국 검찰청에서 미제 사건이 감소한 곳은 없었다.
장기 미제 사건도 늘고 있었다. 수사 개시 3개월을 초과한 사건이 6월에는 1만1834건이었지만, 8월엔 1만5321건으로 약 3500건 늘었다. 6개월을 초과한 건수는 같은 기간 9433건에서 1만818건으로 증가했다.
검찰 미제 사건이 증가한 주된 원인으로는 3대 특검이 검사들을 대거 파견받아 간 게 꼽힌다. 현재 내란 특검은 검사 56명, 김건희 특검은 42명, 순직 해병 특검은 16명을 파견받아 수사에 투입했다. 검사 114명이 특검 수사에 투입된 것이다. 이는 일선 지방검찰청 검사 정원(인천지검 115명, 수원지검 114명, 서울남부지검 107명)과 비슷한 규모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른바 ‘더 센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한 후, 김건희 특검은 법무부에 검사 3명 추가 파견을 요청했다. 개정 특검법은 각 특검의 수사 기한을 최대 180일까지 30일 연장하고, 파견 검사 수도 김건희 특검 30명, 내란 특검 10명, 순직 해병 특검 10명 등 총 50명 증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향후 특검 파견 검사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한 검찰 중간 간부는 “대형 지방 검찰청 규모 검사들이 특검으로 빠져나간 셈이라 일선 검찰청의 수사 검사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특검 수사 기간을 늘리고 공소 유지를 위해 특검에 남는 검사들까지 감안하면 일선 검찰의 민생 사건 처리가 언제 정상화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현재 전국 검찰청 검사는 2300명 수준인데, 공판 업무를 주로 하는 검사 300여 명과 연수·파견 등으로 일선 업무에서 빠진 검사들을 제외하면 실제 수사에 투입된 검사는 약 1700명이다.
이런 가운데 올 들어 9월까지 사직한 검사가 14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132명)와 재작년(145명)에 사직한 검사 수를 웃도는 수치다. 2016년 이후 연간 사직 검사 수가 가장 많았던 2022년(146명)과 동일한 수준이다. 올 연말쯤에는 사직 검사 수가 최근 10년간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사직한 검사들 가운데 약 30%(47명)는 지난달 사직했다. 지난달 검찰청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영향이라는 것이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검찰 고위 간부 출신 변호사는 “검찰청 폐지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젊은 검사들이 검찰에 남아 있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된 것”이라며 “특검 파견이든, 사직이든 검찰청에서 수사 실무를 담당하는 검사들이 줄어들수록 민생 사건 지연이 불가피해 국민들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주진우 의원은 “전국 검찰청 미제사건이 불과 두 달 만에 30.4% 폭증하면서 사건 지연으로 하루하루가 아쉬운 국민들만 고통받게 되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