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판결을 신속하게 내린 이유에 대해 “1·2심의 절차 지연과 엇갈린 실체 판단으로 유례없는 혼란과 사법 불신이 불거져 대다수 대법관이 신속한 절차 진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이 대법원에 접수된 직후부터 모든 대법관이 기록을 검토해 전원합의체 심리를 진행했다”며 졸속 재판 논란도 반박했다.
대법원은 13일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대통령 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사법부가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이 대통령 사건을 졸속으로 재판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처음 내놓은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선거법 사건으로 1심 유죄, 2심 무죄를 선고받고 지난 5월 1일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구체적 절차 진행은 형사소송법 등 관련 규정을 지키면서 이뤄졌고, 절차를 주재하는 대법원장이 일일이 대법관들의 의견을 확인한 다음 후속 절차로 나아갔다”며 졸속 재판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3월 28일 선거법 사건이 대법원에 접수된 직후부터 전원합의체 심리를 시작해 대법관 전원과 재판연구관이 재판 기록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전원합의체 회부 사실은 지난 4월 22일 외부에 공개됐지만, 그보다 약 한 달 앞서 사건을 검토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4월 22일에 전원합의체 심리가 개시된 것이 아니라 ‘이 대통령 사건을 (심리) 9일 만에 선고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이 대통령 사건을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小部)가 아닌 전원합의체에서 바로 심리한 것도 이례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국정 농단 사건과 같이 사회적 중요도가 큰 사건의 경우 소부 심리 없이 전원합의체 심리를 진행한 전례가 있다”며 “대법원 사건은 전원합의체 심리가 원칙이고 예외적으로 소부 재판이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은 지난 4월 22일 이 사건을 소부에 배당했다가 약 2시간 만에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애초부터 소부에 배당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또한 대법원은 이 대통령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문을 인용해 “1·2심의 절차 지연과 엇갈린 실체 판단으로 인한 혼란과 사법 불신의 강도가 유례없다는 인식 아래, 철저히 중립적이면서도 신속한 절차 진행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대다수 대법관 사이에 형성됐다”고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 관한 대법원의 신속한 절차 진행 시도와 노력은 적시 처리가 필요한 유사 사건을 다루고 있는 여러 법원에도 뚜렷한 메시지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고 했다.
대법원은 “대법원장은 재판장으로서 소송 지휘권을 행사하지만, 재판의 합의에 관해서는 다른 대법관과 동일한 권한을 가진다”며 “전원합의기일을 지정하는 데 있어서도 대법관들의 의견을 들어야 하므로 대법원장이 독단적으로 심리 일정이나 판결 선고 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