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임대주택의 우선 분양 자격을 넓혀 더 많은 세입자들이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한 규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민간 임대사업자가 건설한 공공 임대주택에도 세입자 우선 분양 의무를 확대하고, 제3자 매각 시 분양가 이하로만 팔 수 있도록 한 ‘공공주택 특별법’ 부칙 규정을 소급 적용한 것이 위헌이 아니라고 결정했다.
A씨는 주택 건설·임대업을 하는 법인을 운영하면서 기존 ‘민간임대주택법’ 규정에 따라 임대 사업을 해왔다. 그러다 2020년 개정된 공공주택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새 규제가 이미 지은 주택에도 소급 적용됐다.
문제가 된 조항은 우선 분양받을 수 있는 임차인의 범위를 넓힌 부분과, 임대주택을 제3자에게 팔 때 분양가 이하로만 매각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다. 개정 전에는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자인 경우에만 분양 우선권을 주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개정 후에는 임차인 본인만 무주택이면 분양받을 수 있게 됐다.
A씨는 “분양해줘야 하는 임차인 수가 늘어 부담이 커졌다. 이미 지은 집에까지 새로운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영업의 자유와 재산권 침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그러나 헌재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공공택지를 공급받아 혜택을 누린 민간 임대사업자는 공공주택사업자에 준하는 지위에 있다”며 “사회·경제적 상황 변화에 따라 임대주택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우선 분양 자격 확대에 대해서는 “대법원 해석과 국토부 유권해석이 달라 분쟁이 발생한 상황에서 임차인의 신뢰를 보호하고 불필요한 갈등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3자 매각 가격 제한에 대해서도 “임대사업자가 시세 차익을 노려 임차인 자격을 좁게 해석하는 것을 방지하고,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지키려는 정당한 조치”라고 했다.
아울러 헌재는 “소급 적용으로 제한되는 임대 사업자의 사익보다 임차인 보호와 주거 안정이라는 공익이 더 크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