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429회 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차 법안심사제1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특검법 개정안에 담긴 ‘재판 중계 의무화’ 조항에 대해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국회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법원행정처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내란 특검법 개정안 중 ‘1심 재판을 반드시 중계해야 한다’는 조항의 위헌 소지와 부작용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법원행정처는 이 조항이 “법원의 비공개 심리 결정 권한을 규정한 헌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재판의 심리와 판결을 공개하되 ‘재판의 심리는 국가의 안전보장·안녕질서를 방해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할 염려가 있을 때는 법원 결정으로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한 헌법 109조에 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헌 소지 때문에 재판이 지연되거나 나중에 재판 결과가 문제 될 수 있다는 지적도 했다. 피고인이 법령을 문제 삼아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심판 제청을 하면 헌재 결정이 나오기까지 재판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법원행정처는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릴 경우 이미 진행된 재판의 적법 여부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증인·피고인의 ‘말 맞추기’ 위험이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법원행정처는 “형사재판은 유죄 입증을 위해 엄격한 증명·증거를 요구하기 때문에 하나의 사실관계에 대해 여러 증인과 피고인의 진술을 듣게 된다”며 “재판이 전부 중계되고 증인이 앞서 나온 증거·증언을 숙지하고 나와 말 맞추기를 할 경우, 증언의 신빙성을 판단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내란 특검은 수사 대상에 외환죄를 포함하고 있어 국가 기밀 누설 우려가 있는 경우 비공개 재판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이 담겼다. 법원행정처는 “내란 사건 특성 상 군인 등 다수 공무원들이 증인으로 나올 텐데, 재판이 모두 중계된다고 하면 소관 부서에서 승낙을 안 하거나 증언을 거부할 우려도 있다”고 했다.

이 밖에 “재판부와 특검, 변호인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나 ‘신상 털기’ 등이 우려된다”고도 했다. 법원행정처는 “국민적 관심이 많은 사건의 재판 중계를 통해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재판의 절차적 투명성·공정성을 높이려는 입법 취지는 공감할 수 있으나, 이 같은 이유로 신중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