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군사 반란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 측 신군부에 맞서 상관을 지키다 숨진 김오랑 중령의 추모식이 지난 12일 오전 경남 김해시 삼정동 삼성초등학교 옆 김 중령 흉상 앞에서 열리고 있다./뉴스1

전두환 신군부의 12·12 군사 반란 당시 반란군에 맞서 싸우다 숨진 고(故) 김오랑 중령 유족들이 제기한 국가배상소송에서 정부가 항소를 포기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28일 페이스북에 “국방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항소 포기를 지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장관은 “이번 결정은 과거 국가가 김 중령의 숭고한 죽음마저 ‘전사’가 아닌 ‘순직’으로 진실을 왜곡해온 중대한 과오를 바로잡기 위함”이라면서 “이번 항소 포기로 김 중령이 권력이 아닌 국민과 국가에 충성을 다한 참군인으로서 영원히 기억되고 합당한 예우를 받기 바란다”고 했다.

김 중령은 1979년 12·12 군사반란 당시 정병주 육군특전사령관의 비서실장이었다. 그해 12월 13일 새벽 정 사령관을 불법 체포하려 난입한 반란군과 교전하다 숨졌는데, 당시 일반적인 직무 수행이나 훈련 중 사망한 것을 뜻하는 ‘순직’으로 처리됐다. 그러나 43년 만인 2022년 9월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는 반란군이 총기를 난사하며 정 사령관을 체포하려는 것을 김 중령이 저지하다가 피살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김 중령은 전투 중 사망한 ‘전사’로 바로잡혔다. 전사는 순직보다 보상 규모가 크다.

유족 측은 김 중령의 사망 경위를 조작·은폐한 국가에 책임을 묻겠다며 지난해 6월 이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중앙지법 민사911단독 유창훈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김 중령의 누나인 김쾌평씨 등 유족 10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유족 측에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유족 1인당 최소 900만원에서 최대 5700만원까지 위자료 등을 인정하고 국가가 총 2억99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김 중령은 2023년 11월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정해인이 연기한 오진호 소령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