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부모의 주식을 물려받은 자녀가 5년 안에 대표로 취임해야 증여세 감면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세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2024년 12월 9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 전기병 기자

헌재는 지난 17일 옛 조세특례제한법 제30조의6 1항과 2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이 조항은 가업 승계를 목적으로 부모로부터 주식 등을 증여받는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증여세를 감면해주는 특례를 규정한다. 감면 혜택을 받으려면 증여받은 자녀가 과세표준 신고 기한까지 가업에 종사하고, 증여일로부터 5년 안에 대표이사로 취임해야 한다.

헌법소원을 청구한 A씨는 2010년 12월 아버지로부터 회사 지분의 30%에 해당하는 주식 1만7394주를 증여받았다. A씨는 이듬해 3월 옛 조세특례법의 감세 특례를 적용받아, 5억원 공제 후 10% 세율을 적용한 8254만원만 증여세로 납부했다. 하지만 A씨의 대표이사 취임은 2016년 10월로, 증여일로부터 5년을 훌쩍 넘긴 시점이었다.

과세 당국은 A씨가 주식을 증여받은 날로부터 5년 내 대표 이사에 취임하지 않았기 때문에,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A씨에게 증여세 4억1572만원을 내라고 다시 고지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법원에 조세심판청구 소송을 냈지만, 2021년 2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항소심 과정에서 낸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까지 기각되자, A씨는 2020년 11월 헌법 소원을 청구했다. A씨는 “증여일로부터 5년 내 대표이사에 취임해야 한다는 등의 요건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예측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는 해당 규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봤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규정하는 구체적인 가업 승계 방식은 경제 상황이나 기업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사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 세부적·기술적 사항으로, 입법자가 규율해야 할 본질적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특례 조항이 가업 회사의 소유권 이전뿐만 아니라 경영권 이전까지 요구하고 있는 점, 일정 기간 가업에 종사한 뒤 대표 이사로 취임하는 것이 중소기업 경영권 이전의 대표적인 모습인 점 등을 고려하면 일정 기한 가업에 종사한 뒤 대표 이사에 취임한다는 요건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해당 조항은 이후 개정됐고, 현재는 주식을 증여받은 자녀가 증여일로부터 3년 이내에 대표이사에 취임해야 가업 승계로 인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