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석곤 소방청장이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불피해지원대책 특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검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의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의혹과 관련해 23일 오전 10시 허석곤 소방청장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 때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고, 허 청장에게 이 같은 지시를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내란 특검은 소방청 최고 지휘관인 허 청장을 상대로 비상계엄 선포 전후 이 전 장관의 구체적인 지시 내용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검찰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직전, 대통령 집무실로 들어온 이 전 장관에게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보여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문건에는 “24:00경 한겨레신문·경향신문·MBC·JTBC·여론조사 꽃을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단수를 하라”는 지시가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지시를 전달받은 이 전 장관은 계엄 당일 밤 11시 34분 조지호 당시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관련 조치 상황을 확인했다. 이어 3분 뒤 허 청장에게 전화해 “24:00경 한겨레신문·경향신문·MBC·JTBC·여론조사 꽃에 경찰이 투입될 것인데, 경찰청에서 단전·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해줘라”고 했다. 이 내용은 이영팔 소방청 차장과 황기석 전 서울소방재난본부장 등에게도 전달됐다.

내란 특검은 이 의혹과 관련해 17일 이 전 장관의 자택과 소방청 등 7곳을 압수 수색했다. 이어 18일에는 황 전 본부장을, 21일에는 배덕곤 전 소방청 기획조정관을, 22일에는 이 차장을 소환하는 등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와 관련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내란 특검은 이 전 장관에게도 오는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이 전 장관은 그간 수사기관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해당 지시를 받은 적이 없고, 경찰이나 소방에 지시를 내린 사실도 없다’는 취지로 증언해 왔다. 그러나 내란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위증을 한 것으로 보고, 거짓 진술 여부도 함께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