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해병 특검이 모해 위증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특검은 김 전 사령관 측이 영장실질심사에서 이른바 ‘VIP 격노설’에 대한 입장을 번복해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23일 기자단 브리핑에서 “김 전 사령관은 그간 박정훈 대령 항명죄 재판이나 국회 질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사실을 들은 적 없다고 해왔는데, 어제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된) 법정에서는 이를 처음으로 인정했다”며 “특검은 김 전 사령관의 진술 변화나 다른 혐의 등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조만간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전 사령관 측은 전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당시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는 소문을 듣긴 했지만,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사령관은 임기훈 당시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등에게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전달받은 것 같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김 전 사령관이 앞선 두 차례 조사 때 격노설을 사실상 부인했던 것과는 입장이 달라졌다고 판단하고, 격노설을 들은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법원은 전날 “김 전 사령관의 경력, 출석 상황, 진술 태도 등을 고려하면 도망할 염려를 인정하기 어렵고, 증거 인멸의 우려도 없다”며 기각했다.

해병 특검은 ‘구명 로비’ 의혹을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023년 8월 2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게 전화를 걸어 14분여 간 통화한 사실에 대해서도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당시 임 전 사단장과 안 후보자가 한차례 통화한 것은 확인했다”며 “(수사팀에서) 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통화 당시 안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4선 의원이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이었다. 안 후보자는 임 전 사단장의 광주 서석고 선배다.

다만 “두 사람의 통화 이후 (구명 로비 의혹과) 연결되는 다른 통화나 연락은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안 후보자가) 구명 로비와 관련해 압수 수색 대상이라고 판단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편, 특검은 오는 25일 허태근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허 전 실장은 이종섭 전 국방장관이 2023년 7월 30일 ‘임 전 사단장에게 과실치사를 적용했다’는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을 때 배석했던 인물이다. 정 특검보는 “당시 이 전 장관에게 보고된 내용과 장관의 지시 사항을 비롯한 국방부 내 (임 전 사단장 사건 처리 관련) 일련의 결정에 대해 전반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