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 투표 첫날 남편 명의로 대리 투표를 한 선거사무원이 1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염혜수 판사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60대 여성 박모씨의 구속 영장을 발부하며 “증거 인멸과 도망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달 29일 정오쯤 서울 강남구 대치2동 사전투표소에서 남편의 신분증으로 투표 용지를 발급받아 대리 투표를 한 뒤, 약 5시간 후 본인의 신분증으로 또 투표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남구 보건소의 계약직 공무원인 박씨는 투표사무원으로 위촉돼 투표 용지를 발급하는 일을 맡고 있었다. 그는 같은 사람이 하루 두 번 투표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참관인이 이의를 제기해 현장에서 적발됐다.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박씨는 “왜 대리 투표를 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죄송하다”고 했고, “남편과 공모했느냐” “범행을 미리 계획했느냐”는 질문엔 “전혀 그렇지 않다. 순간 잘못 선택했다”고 했다. “대리 투표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도 했다.

경찰은 박씨가 지난 22대 국회의원 선거 때도 삼성2동 사전투표소에서 선거 사무원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는 점을 토대로, 과거에도 유사한 부정행위를 저지른 적이 있는지 등을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공직선거법 제248조는 성명을 사칭하거나 신분증을 위조하는 방법 등으로 투표한 사람에 대해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박씨처럼 선거 사무와 관계있는 공무원이 이런 잘못을 저지를 경우, 최대 징역 7년까지 처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