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등으로 기소된 박용수 전 송영길 민주당 대표 보좌관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돈봉투 살포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 발단이 된 ‘이정근 녹음 파일’의 증거능력이 부정돼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허경무)는 14일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하고 추징금 9240만원을 명령했다. 보석으로 석방 중이던 박씨는 법정 구속됐다.
박씨의 혐의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박씨는 2021년 4월 송 전 대표의 당대표 당선을 목적으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 경선 캠프 관계자들과 공모해 총 6000만원을 윤관석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았다. 다른 하나는 박씨가 2020년 5~10월 컨설팅업체 ‘얌전한 고양이’에 송 전 대표 관련 여론조사를 의뢰하면서 비용 9240만원을 송 전 대표의 외곽 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에게 대납하도록 한 혐의다.
재판부는 이 가운데 여론조사 비용 대납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박씨는 정치자금법을 위반해 먹사연으로부터 9000만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 견적서 등을 작성했다”며 “적극적으로 증거인멸교사 행위를 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자금법은 정치권력과 금권이 결탁돼 민주주의 기초라 할 수 있는 ‘1인 1표’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결과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박씨의 행위는) 이를 벗어났다”고 했다.
다만 돈봉투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돈봉투 사건의 핵심 증거인 이정근씨의 휴대전화 속 녹음 파일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씨는 2022년 10월 별도의 비리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동의하에 제출했는데, 재판부는 이날 “돈봉투 사건의 핵심 공범인 이씨가 자신이 처벌받을 것을 알면서도 제출했겠느냐”며 “검찰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했다. 핵심 증거가 재판에서 빠지면서 무죄가 선고된 것이다.
이 재판부는 올해 1월 송 전 대표의 1심 사건에서도 같은 논리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고, 정작 ‘돈봉투 살포’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송 전 대표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반면 앞서 진행된 다른 돈봉투 사건 재판에서는 모두 이정근 녹음 파일이 유죄의 핵심 증거로 인정됐다. 송 전 대표를 돕기 위해 돈봉투를 조성한 혐의로 기소된 윤관석 전 의원은 작년 10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앞서 1·2심은 윤 전 의원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고, 판결문에 이정근 녹음 파일에 대해 ‘적법한 증거’라고 판시했다. 윤 전 의원으로부터 돈봉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허종식 현 의원과 임종성·이성만 전 의원 등은 작년 8~9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