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판사들의 회의체인 전국법관대표회의가 9일 사법연수원에서 정기회의를 열고 각 법원 판사들이 투표로 법원장 후보를 뽑는 ‘법원장 추천제’ 폐지에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2019년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도입한 법원장 후보 추천제는 각 지방법원 판사들이 소속 부장판사 중 투표로 법원장 후보를 선출하는 것인데, 뽑힌 법원장이 뽑아준 법관들의 눈치를 보느라 ‘인기투표’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조희대 대법원장은 2025년부터 법원별 투표를 없애고 전체 법원장 후보자를 추천받겠다고 했다. 또 반드시 지방법원 부장판사 중에서 지방법원장을 임명하는 것이 아니라, 고법 부장판사도 지방법원장으로 뽑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관대표회의는 이날 “법원장은 각 법원 소속 법관 중에서 보임돼야 하며, 고법 부장판사가 지방법원장으로 보임되는 일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대법원에 반박했다. 또 법원장 후보자로 천거된 이들의 명단을 투명히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법관대표회의는 재판 지연을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 재판’을 도입하고, 형사법정의 검사와 피고인(변호인)이 모두 법관을 보고 앉을 수 있도록 좌석 배치를 바꿔야 한다는 안건도 의결했다.
이밖에 법원이 피의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조건을 붙여 풀어주는 ‘조건부 석방제’를 도입하고, 압수수색 영장 집행 후 사후 감독을 강화하는 등 영장제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법관대표회의 의장을 맡은 서울동부지법 김예영 부장판사는 “법관으로서 헌정 질서를 수호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임무”라며 “모든 법관들은 사태를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법원행정처 황인성 기획총괄심의관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진행된 행정처 긴급 간부 회의에 대해 “비상계엄 선포가 적법하다는 것을 전제로 검토한 것이 아니라, 당장 재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긴급하게 대응하기 위함이었다”고 밝혔다.
또 “대법원에 전시 상태 매뉴얼은 있었으나 비상계엄 대응 매뉴얼은 존재하지 않았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계엄 상황에 대한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인식했고, 재발하는 경우 체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