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전세사기 혐의로 기소된 남씨가 징역 15년과 추징금 115억을 선고받았다. 이날 인천지방법원에서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연합뉴스

500억원대의 전세 보증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남모(62)씨가 강원경제자유구역 개발 비리에 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유동균 판사는 20일 경제자유구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유 판사는 “피고인이 잘했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동자청)이 적극적인 참여 권유로 피고인이 사업 시행자 지정을 신청했다는 점을 주된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허위 사실을 기재했다고 하더라도 부정한 방법으로 시행자로 지정받았다고 할 수 없다”며 “동자청은 망상지구 시행자를 정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의 실제 재정 상태를 알았음에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남씨는 2017년 아파트 건설업 특수목적법인인 ‘동해이씨티’를 세웠고, 강원경제자유구역 망상1지구 개발사업 시행자로 선정되도록 자신의 회사 규모와 재무 상황을 부풀린 혐의로 2022년 기소됐다.

당시 남씨는 동해시 일대 178만㎡(54만평)를 143억원에 낙찰받고 사업비 6674억원 규모의 망상1지구 개발 사업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남씨의 회사는 직원 5명에 자본금 5억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남씨의 전세사기 행각이 밝혀졌다. 남씨는 인천과 경기 일대에 주택 2708채를 보유하며 세입자의 보증금 총 536억원(665채)을 가로챈 혐의로 다수의 재판을 받고 있다.

남씨는 지난 2월 공동주택 191채의 보증금 약 148억원을 빼돌린 혐의(사기 등)으로 징역 15년과 추징금 115억원을 선고받았다. 305억원대 전세사기 1심은 인천지법에서 재판 중이다. 남씨는 지난 6월 보증금 83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남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 4명은 작년 극단적 선택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