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화부지사 시절의 이화영씨. /뉴스1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사건 재판이 막바지에 다다르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29일 건강 상의 이유를 들며 재판을 받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이날 오전 진행될 예정이었던 재판은 10분 만에 끝났고, 휴정 후 오후에 열린 재판도 이 전 부지사 측이 “오늘 재판이 진행되긴 힘들 것 같다”고 하면서 5분 만에 종료됐다. 이날은 이 전 부지사에 대한 마지막 피고인 신문이 예정돼있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는 29일 이 전 부지사의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60차 공판을 열었다.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은 “어제 접견할 때 피고인의 건강 상태가 안 좋았다”며 “최근 위내시경 검사를 받고 상태가 안 좋아졌고, 복통과 설사로 잠을 한숨도 못 잤다더라”고 했다. 이 전 부지사도 “오한이 와서 (재판에)출석을 못할 것 같다고 설명 드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재판을 받기 힘들다는 것이다.

재판장이 “건강 상태가 많이 안 좋다는 거냐”고 묻자, 이 전 부지사는 “위내시경 검사 후 심한 경련이 일어나면서 설사와 오한이 왔다”며 “오늘 양해해주시면 다음에(재판을 진행해 달라)”라고 얼버무렸다. 이 전 부지사는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으며 자신의 안색을 재판장에 보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거짓말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최근에 건강이 안 좋아진 거냐”고 물었고, 이 전 부지사는 “위궤양이 온 건지 어제 심한 설사를 했다. 다음 기일엔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검찰 측은 “피고인의 건강 상태도 중요하지만, 오후에라도 개정해서 진행하는 게 낫지 않겠냐”면서 “피고인의 건강 추이를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제가 봐도 피고인 몸 상태가 안 좋아보이는 것 같다”며 “오전은 연기하고, 오후 재판 때 (건강 상태를)설명해달라”고 했다. 이날 오전 재판은 개정 10분 만에 잠정 종료됐다. 오후 2시에 재판을 다시 열었지만,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은 “(이 전 부지사의)건강 상태가 많이 안 좋다”며 재판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했다.

당초 이날 재판에선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세 번째 피고인 신문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 신문을 마치고, 다음달 2일 변론을 종결할 계획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 신문 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지자, 매주 화요일 진행되던 재판 일정을 늘려 이날 공판기일을 추가로 잡기도 했다.

이날 재판부는 “가급적이면 다음주 중에는 (변론)절차가 종결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고 했다. 재판부는 (재판부)내부적으로 협의를 했고, 오늘 예정된 피고인 신문 절차를 4월 2일에 순연해서 진행하는 거로 하겠다”면서 “5월 4일 오후 최후 변론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했다.

한편, 이 전 부지사는 지난 두 차례 피고인신문에서 대북송금 혐의 등에 대한 검찰 측 질문에 대부분 “모른다” “기억이 안 난다” “전혀 그런 적 없다” “터무니없다”는 등의 대답으로 일관했다.

이 사건 1심 재판은 지난 2022년 10월 시작돼 1년 6개월째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