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도서 전문 출판사인 계몽사의 1980년대 아동문학 전집을 무단으로 전자책으로 변환해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업체와 대표에게 법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뉴스1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이종민 판사는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북잼·아들과딸 법인과 각 회사 대표이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에게 저작권 침해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이들은 2018∼2020년 ‘미운 새끼오리’ 등 동화를 묶은 계몽사의 ‘어린이 세계의 명작’을 비롯해 ‘어린이 세계의 동화’ 등 도서 총 60권을 전자책 형태로 제작해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하는 등 무단 복제·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전자책 클라우드 업체인 북잼 측은 2016년 9월 A사와 공급계약을 맺고 출판사 ‘아들과딸’과 함께 책을 판매했는데, 검찰은 A사가 계몽사로부터 이 도서들에 대한 이용 허락을 받지 않았고, 북잼·아들과딸은 이를 알고도 저작물을 무단 복제·배포해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판사는 북잼·아들과딸이 계몽사의 명시적 동의를 얻지 않은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저작권 사용권이 여러 회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북잼·아들과딸이 이를 알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이 사건 저작권 사용권은 2013년 계몽사가 계몽미디어에게 처음으로 넘겼고, 이후 몇 개 회사를 거쳐 A사가 승계했다고 한다.

이 판사는 “A사에 사용권이 존재하는지는 민사상의 권리 의무에 관한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민사재판을 통해 당부가 가려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설령 A사에 사용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저작권 침해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북잼·아들과딸이 고의로 저작권을 침해해 전자책을 판매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