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로펌들이 중동(中東) 지역 법률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법무법인 광장은 작년 10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세청 초청을 받아 수도 리야드에서 세법 교육 과정을 진행했다. 앞서 법무법인 태평양은 중동 현지 로펌인 마투크 바시우니와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법률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한다. 또 법무법인 화우도 중동 최대 로펌인 알타미미와 중동건설 분쟁 관련 세미나를 열었고, 법무법인 세종도 ‘한국 기업의 중동 비즈니스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 로펌 관계자는 17일 “중동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큰 사우디가 신도시 건설, 신산업 육성 등에 나서면서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 기업들이 중동 시장을 노리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사업 과정을 법률적으로 뒷받침하는 일감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에서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석유 산업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국가 개혁 수준의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가동했다. 700조원짜리 첨단 도시 건설 사업인 ‘네옴시티’ 프로젝트뿐 아니라 원자력발전소, 디지털 인프라 사업 등에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고 있다. 한국도 사우디와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사우디는 법률적으로도 이슬람 율법 중심에서 벗어나고 있다. 작년에 민법을 처음 제정·시행했는데 우리 민법과 체계가 비슷하다고 한다. 한 법조인은 “경제 거래의 기본 틀이 되는 민법이 유사하다면 한국 로펌들의 중동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최근 사우디변호사회와 내년부터 한국 변호사 최대 50명을 사우디 현지로 보내 법률 관련 교육 연수를 받게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현재 중동에서 활동하는 한국 로펌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태평양이 2015년 두바이에 유일하게 현지 사무소를 열었지만 작년 초 철수했다는 것이다. 변협 관계자는 “중동 법률 시장의 90% 이상을 영미계 로펌이 장악하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의 중동 진출이 늘어나면서 한국 로펌의 현지 활동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