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14일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駐)호주 대사의 출국금지 해제가 비정상적이라는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본부장의 주장에 대해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했다. 차 전 본부장은 “수사기관이 요청한 출금을 해제해주는 경우는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무부는 “차 전 본부장 재직 당시에도 3건의 출금 해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차 전 본부장이 거짓 발언을 하고 있다”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차 전 본부장은 지난 13일 CBS라디오에서 “법무부 출국금지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하며 심의한 경험에 비춰보면 법무부가 이종섭 전 장관의 출국금지 이의신청을 인용한 것은 지극히 비정상적”이라며 “수사를 이유로 한 출국금지에 대해 이의신청을 인용해 주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차 전 본부장은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4년 넘게 출입국·외국인정책 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출국금지에 대한 이의신청을 심사하는 출국금지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차 전 본부장은 지난 12일 김어준 뉴스공장 유튜브에서도 “법무부 출국금지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 심의하면서 수사를 이유로 한 출국금지에 대한 이의신청이 인용된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또 “출국금지 됐을 때 (법무부나 대통령실에) 정보보고가 되었을 것이고, 인사검증에서도 모를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차 전 본부장의 발언은 명백히 허위”라고 했다. 법무부는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수사기관이 요청한 출금을 해제한 건수가 6건이라고 밝혔다. 이 중 3건은 차규근 전 본부장이 재직할 때 인용됐다고 밝혔다. 3건 중 2건은 심의위를 거쳤고, 1건은 심의위 없이 출금 해제를 한 건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출금을 해제한 6건 모두 수사기관은 출금 해제에 동의하지 않았으나, 법무부는 출국금지 필요성을 실질적으로 심사하여 이의신청을 인용하고 출국금지를 해제한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8년 7월 제정된 출국금지 심의위원회 규정에 따라 위원회가 출금 해제를 의결하면 법무부 장관은 출금을 즉시 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전 장관 사건도 출국금지심의위원회의 출국금지 해제 심의 결과에 따랐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출국금지 됐을 때 정보보고가 됐을 것’이라는 차 전 본부장 주장도 허위라고 했다. 법무부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 당시, 법무부 장차관이나 대통령실에 일절 보고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관련 정보보고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장관에 대한 법무부의 출국금지 조치 시점은 당초 알려진 올해 1월이 아니라 작년 12월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법무장관이던 시기와 겹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2월 21일 법무장관에서 퇴임한 한 위원장은 지난 12일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시점에 대해 “제가 장관을 그만둔 다음”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출국금지자 명단에는 대상자가 장관 출신이라는 등의 특이 사항이 기재되지 않아 실무자가 상부 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사는 국방장관이던 작년 ‘해병대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로 지난 7일 공수처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10일 호주로 나갔다. 이 대사가 지난 4일 주호주 대사로 임명되면서 공수처가 지난 1월 이 대사를 출국 금지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 대사는 지난 5일 법무부에 출국 금지에 대한 이의 신청을 냈고 이어 7일 공수처에 피의자로 나와 4시간쯤 조사를 받았다. 법무부는 8일 이 대사에 대한 출국 금지를 해제하면서 “최근 출석 조사가 이뤄졌고 본인이 수사 절차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의 신청이 이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차 전 본부장은 총선을 앞두고 조국혁신당에 영입됐다. 그는 ‘김학의 불법 출국 금지’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고 2심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