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소년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목사 천모(67)씨가 지난해 8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를 수십년간 운영해 온 목사 천모(67)씨가 자신이 돌보던 탈북 청소년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김승정)는 14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천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천씨는 2016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자신이 교장으로 있는 대안학교 기숙사에서 탈북민 또는 탈북민의 자녀 등 청소년 6명을 8차례에 걸쳐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천씨는 20년 넘게 1000명이 넘는 북한 주민의 탈출을 도왔다. 1100여명의 폴란드계 유대인을 구한 나치 사업가 ‘오스카 쉰들러’에 빗대 ‘아시아 쉰들러’로 불려왔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중 1명에 대한 범죄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고, 나머지는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범행 방법과 횟수, 기간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절대적 영향력을 미치는 지위에서 사건 범행을 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들이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여기에는 사건 전후 상황 등에 대해 직접 경험하지 않고선 진술할 수 없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했다.

천씨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천씨 측은 “추행도 아니고 추행의 고의도 없으며 성적 학대행위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