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비상장회사 자금 500억원대 횡령 및 800만 달러 대북송금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이 2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구치소에서 보석으로 석방되고 있다./연합뉴스

‘불법 대북송금’과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보석으로 풀려나게 됐다.

23일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김 전 회장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모 전 쌍방울 재경총괄본부장이 낸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에게 보증금 1억원(보증 보험 증권으로 갈음), 실시간 위치추적 장치 부착 등을 보석 조건으로 달았다. 김 본부장에게는 보증금 5000만원(보증 보험 증권으로 갈음)의 조건을 내걸었다. 김 전 회장은 공탁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곧 석방될 예정이다.

지난해 2월 3일 구속기소된 김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추가 기소되면서, 1년 가까이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상태다. 그는 다음달 3일 구속기한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김 전 회장 측은 지난달 20일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하면서 “피고인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기 때문에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구속기한 만료 시기가 다가온 데다, 검찰 조사나 재판 과정에서 비교적 협조적이었던 것도 보석 인용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이 2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구치소에서 보석으로 석방되고 있다./연합뉴스

검찰은 지난 19일 열린 비공개 보석 심문에서 “김 전 회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한 추가 기소 건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 그룹 계열의 5개 비상장회사 자금 538억원을 횡령하고, 그룹 계열사에 약 11억원을 부당하게 지원하도록 하는 등(배임)의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 2019년 북한에 800만 달러를 전달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도 받는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에 800만 달러를 보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이중 300만 달러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북을 위한 비용이며, 나머지 500만 달러는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인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