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중 뇌출혈로 사망한 호텔 조리사 유족이 고온의 주방과 저온의 냉동창고를 오가는 업무환경 등이 사망 원인이라며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정희 부장판사)는 A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전경. /뉴스1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예식장에서 8년간 일하던 A씨는 2020년 7월 4일 직장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유족은 2020년 11월 A씨가 업무상 재해를 입었다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했다. 공단이 이듬해 4월 “업무와 A씨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부지급 처분을 하자 유족은 소송을 냈다. 유족은 재판 과정에서 “A씨가 근무 시간 중 1000도가 넘는 고온의 주방과 식자재가 있는 냉동창고를 오가며 급격한 온도 변화를 겪었고, 회사 권유로 휴일에도 학원을 다니며 기능장 시험을 준비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업무로 인한 과로 등이 뇌출혈과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A씨가 비만·고혈압·당뇨병 등 뇌출혈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었고, 30갑년(하루 담배 한 갑을 30년간 피운 정도)의 흡연력과 한 달에 한 번 소주 4병 이상을 마시는 습관을 고려하면 적절한 건강관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A씨의 뇌출혈 발병 전 1주 업무시간은 37시간 50분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고용노동부의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인 주 52∼60시간에 미치지 못하고 급격히 업무가 증가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또 주방이 1000도에 달하는 고온에 상시로 노출되는 환경이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조리기능장 시험 준비는 회사가 자기계발을 지원하는 측면이 더 강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