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압구정에서 약물에 취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뇌사 상태에 빠뜨린 20대 남성이 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신준호)는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일명 ‘롤스로이스 교통사고’ 사건을 보완수사해 도주치상죄 등으로 운전자 A씨(27)를 6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일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피부탄력 개선을 빙자해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2차례 투약하고 수면 마취를 받아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롤스로이스 승용차를 100m가량 운전했다.
A씨는 이후 운전대를 급격히 오른쪽으로 틀며 가속페달을 밟아 보도를 침범했고, 피해 여성(26)을 들이받아 뇌사 등 전치 24주 이상 상해를 입혔지만, 아무 구호조치 없이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고 당시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지만, 구속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해 다음날 석방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검사 결과 A씨에게 7종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검출됐다. 검찰은 이후 구속된 A씨 사건을 넘겨받아 자택과 구치소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인멸 정황 메모를 확보하는 등 보완수사를 했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사고 현장에서 도주 한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검찰은 A씨가 자신의 약물 투약과 관련해 병원 측과 말을 맞추려고 현장을 떠난 것으로 결론내렸다. 검찰은 A씨의 병원 방문 경위와 결제 내역 조작 시도, 휴대전화 폐기 등 증거인멸 정황 자료를 통해 이런 사실을 규명했다고 한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A씨가 자택에 1억원이 넘는 현금을 보관 중인 것을 발견하고 ‘또래 모임’으로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조직 폭력과의 연관성도 수사 중이다. 또래 모임은 조직과 지역을 넘어 비슷한 나이대끼리 활동하는 ‘MZ 조폭’을 칭한다. 검찰은 A씨가 운전한 7억 원에 달하는 차량과 검찰 고위직 출신 전관 변호사를 선임한 자금의 출처를 파악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A씨의 조폭 또래모임 연관성, 기타 범행 여부 등 각종 의혹도 철저하게 수사하고 있다”며 “극심한 피해를 당한 피해자와 가족에게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