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대법원장 후보자에 지명된 이균용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는 23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친한 친구의 친구”라고 언론에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법대 (한 학년 정원이) 160명인데 고시 공부를 하는 사람이 몇 사람 안 돼서 아는 정도이지, 직접적 관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 후보자가 언급한 ‘친한 친구’는 사법연수원 동기(16기)인 판사 출신 문강배 변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1996년 강릉지청 검사로 있으면서 서울대 동기(79학번)로 강릉지원에서 판사로 근무하던 문강배 변호사와 친해졌다고 한다. 이후 문 변호사의 소개로 윤 대통령과 이 후보자가 알게 됐고 모임도 이뤄졌다. 윤 대통령과 이 후보자를 모두 아는 한 인사는 “두 사람은 서로 존중하는 사이이고, 편하게 대하는 사이는 아니다”라고 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워낙 여러 사람과 두루 친하기 때문에, 문 변호사 소개로 알게 된 이 후보자 정도의 관계는 그리 가깝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인사 검증 과정에서도 “윤석열 대통령과 단둘이 만나거나 직접 연락한 적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에도 별다른 친분이 없었고, 윤 대통령이 2017년 검사장이 된 이후로는 교류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윤 대통령과 이 후보자 관계에 대해 “법조인으로 한두 번 봤을지는 모르지만, 자주 소통하는 사이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날 이 후보자도 김명수 대법원장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과 제가 친분이 있다고 하는데, 제가 대법원장님과 친하면 더 친했고 술을 마시면 더 마셨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자와 김 대법원장 모두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다녔고, 2000년대 초반 배기원 당시 대법관 밑에서 재판연구관으로 함께 일하면서 친하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