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변호인 해임 논란으로 한 달 동안 파행을 빚었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쌍방울 대북송금’ 재판이 22일 오전 또 공전했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를 맡았던 법무법인 ‘해광’이 사임해선데,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에게 국선 변호인의 조력을 통해 재판을 받으라고 했다. 오전 재판이 불발되자 검찰은 “사법방해가 의심된다”고 했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43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이 전 부지사는 또 변호인 없이 법정에 나왔다. 재판 전날(21일) 해광 측에서 법원에 사임서를 냈기 때문이다. 해광은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가 사실과 다른 얘기로 비난해 신뢰관계에 기초한 정상적인 변론을 할 수 없어 사임한다”고 했다.

이날 이 전 부지사는 “해광 변호사에 도움을 요청했는데, 갇힌 상태(구속)에서 설득하기 어려웠다”며 “사건이 복잡하기 때문에 변호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죄송하지만 꼭 다시 만들어서 다시 재판받도록 하겠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사선 변호인을 선임하겠다는 뜻이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8일 열린 42차 공판에선 해임 논란으로 불출석한 해광의 도움을 다시 못 받게 되면, 국선 변호인을 통해서라도 재판을 받겠다고 했었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단에는 현근택 변호사 등 2명이 더 있지만, 이들은 재판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등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 않다.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변호인 선임 문제로 재판이 거듭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한 달 가까이 증인신문이 여러 가지 외적인 이유로 진행이 안 됐다”며 “사선 변호사를 선임해 충실한 변론활동을 기대한다는 피고인의 입장이 타당한데, 절차가 지연되는 부분이 있다. 국선 변호사가 있는 상황에서 일단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부터 당초 예정됐던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의 증인신문을 정상 진행하기로 했다.

검찰은 “해광이 사임하고, 선임된 변호인들이 모두 무단 불출석해 오전 재판이 공전하게 됐다”며 “단순히 피고인과 그 가족의 불화나 견해차로 보긴 어렵다. 피고인이 법정에서 진실을 진술하지 못하게 하려는 누군가의 조직적 사법방해 행위가 아닌지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했다.

검찰은 당초 변호인 해임으로 논란을 빚었던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 백모씨를 겨냥해 “10개월간 문제제기 없이 재판을 진행해오다 갑자기 태도 돌변해서 해광을 비난하고 해임하겠다며 검찰에서 회유·압박했다는 사실과 다른 주장을 했다”며 “이는 남편인 피고인의 의사에 반할 뿐 아니라, 피고인 가족이 하는 행동으로 보긴 상식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고 했다.

검찰은 모 국회의원이 이 전 부지사의 측근과 접촉해, 백씨와 통화한 후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재판이 공전되고 있다고 하며 “형사사법을 흔들려는 시도가 노골적으로 있는 거 같아서 안타깝고 유감”이라고 했다. 검찰은 “재판부에선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시고,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변론할 수 있는 국선 변호인단의 선정을 통해 신속하게 재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주시길 요청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