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조국 전 법무장관 딸 조민씨의 입시 비리 혐의 기소 여부를 고민하는 가운데, 공범으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이 항소심 첫 공판에서 딸의 허위 스펙을 포함해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앞서 검찰은 조 전 장관의 항소심 입장 변화와 조민씨 조사 내용을 보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는데, 조 전 장관이 이날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입시 비리 혐의를 재차 부인하면서 조민씨 기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조 전 장관은 17일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김우수) 심리로 열린 항소심에 피고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1심에서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받았다. 공범으로 기소된 배우자 정경심씨도 함께 출석했다.
조 전 장관은 변호인을 통해 서울대 의전원 입시에 제출된 딸의 단국대‧공주대 체험활동 확인서 등 서류와 경력이 허위라는 것을 몰랐다며 1심에서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변호인은 “생업에 종사하고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하던 조 전 장관이 딸이 언제 어디서 무슨 체험학습을 했는지 알기 어렵다”며 “딸이 대학생이던 시점에는 학교 근처에서 자취해서 한집에 살지도 않았다”고 했다.
변호인은 또 딸의 입시 서류에 일부 과장이 있을지라도, 업무방해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했다. 체험활동 확인서나 인턴십 경력은 당시로서는 흔한 것이었고, 다른 수험생들도 입시용으로 부풀린 스펙을 냈을 것이라는 얘기다. 변호인은 “어느 한 사람의 스펙을 떼어내 현미경으로 검증한 다음 허위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업무방해로 처벌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비판과 도의적 책임은 달게 받겠다”며 “남편과 아버지라는 이유로 하지 않은 것을 책임지라는 것은 사실상 연좌제”라고 했다.
이는 1심 재판부가 “조 전 장관이 딸 입시 서류와 경력의 허위‧위조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고, 아내·딸과 업무방해 범행을 공모했다”고 인정한 것과 배치된다. 조민씨는 최근 고려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 입학 취소 처분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며 “자신을 돌아보면서 오랜 시간 심사숙고해 결정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조 전 장관이 법정에서 보인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검찰은 최근 조민씨 기소 여부에 대해 “공범인 조 전 장관 등의 입장 변화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지난 14일엔 조민씨를 피의자로 소환 조사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이 1심 판결 내용을 전면 부인하면서, 다시 공은 검찰로 넘어오게 됐다. 조민씨의 입시 비리 혐의 공소시효는 다음 달 26일 끝날 예정이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이날 재판장이 직업을 묻자 “작가”라고 답했다. 서울대는 지난달 13일 조 전 장관을 교수직에서 파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