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7일 항소심 첫 재판에 출석하며 “자식들이 많은 고민 끝에 문제된 서류와 연결된 학위와 자격을 모두 포기했다.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다만 ‘조민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취소 처분에 대한 소송 취하를 자백 또는 반성으로 볼 수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김우수) 심리로 열리는 자신의 직권남용 등 혐의 2심 첫 공판 출석에 앞서 “(국민들께) 송구하다”며 위와 같이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제가 장관 후보로 지명된 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러 번에 걸쳐 대국민 사과를 드린 바 있다”며 “항소심 출석 기회에 다시 한 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또 “정경심 교수의 유죄가 대법원에서 확정된 이후 당사자와 가족들은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있다”면서 딸 조민씨와 아들 조원씨가 각각 부산대 의전원 상대 소송을 취하하고 대학원 학위를 자진 반납한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아비로서 가슴이 아팠지만 원점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겠다는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항소심에서 보다 낮은 자세로 진솔한 소명을 하겠다”고 한 뒤 법정으로 향했다. 그는 자신의 공소 사실에 대한 입장 변화가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는 모두 답하지 않았다.
조 전 장관이 재판 전 이례적으로 언론에 입장을 밝힌 배경에는 딸 조민씨의 공소 시효 만료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점이 작용했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조씨는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입시 비리 공범으로 검찰에 입건돼 있다. 지난해 1월 정 전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등 혐의가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됐고, 이에 따라 그간 중지돼 있던 조씨의 공소 시효가 재개됐다. 조씨 공소 시효는 다음달 26일 만료된다.
최근 검찰 관계자는 “본인에게 의미있는 입장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안다. 반성하는 태도는 기소 여부에 제일 중요한 고려 요소”라며 아직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조씨 일가의 반성 여부, 가담 경위, 양형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조씨는 지난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며 부산대 입학 취소 처분 소송을 취하했다고 밝혔다. 조원씨도 지난 10일 연세대 대학원 석사 학위를 자진 반납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