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월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1심 판결이 이르면 올해 나올 전망이다. 이재용 회장 재판을 심리하고 있는 재판부는 오는 10~11월쯤 변론을 종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박정제)는 지난달 30일 ‘서해 공무원 피살 진상 은폐’ 사건 8차 공판에서 향후 공판 일정을 정리하면서 이 회장 재판을 언급했다. 형사합의25-2부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의 재판도 함께 맡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매달 두 차례씩 열리던 서해 피살 사건 재판을 한동안 1회로 줄이기로 했다. 재판부는 “오는 8~10월 (이재용 회장) 삼성 사건을 집중 심리해 거의 끝날 것 같다”며 “그 이후에 이 (서해 피살) 사건을 집중 심리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서해 피살 사건의 심리를 잠깐 늦추고, 막바지에 다다른 이 회장 사건 처리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삼성 그룹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기 위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주가를 조종하는 등 불법 개입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2020년 10월부터 시작된 1심 재판은 햇수로 4년째 진행 중이다.

이 회장 측은 양사 간 합병이 합리적 경영 판단이었으며, 불법적인 시세 조종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21년 4월 열린 첫 번째 공판에서 ‘공소(범죄)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인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최종 변론이 10~11월 진행될 경우 판결은 이르면 올해 안에 나올 수 있다. 통상 최종 변론을 마치고 한 달 후쯤 판결을 선고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법원 내 재판 지체 현상 등을 고려하면 선고 기일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검찰의 수사 기록이 19만 페이지에 달하고, 증거 목록만 책 네 권 분량으로 방대하다는 점도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