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클럽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영수 전 특별검사 소환을 앞두고 사건 관련자 소환을 진행 중이다. 박 전 툭검의 주변 인물을 통해 사실 관계를 보강하고 혐의를 다지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모습. /뉴스1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16일 대장동 분양대행업자 이기성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씨는 위례신도시와 대장동 개발 사업에 모두 관여한 분양대행업체 ‘더감’의 대표를 지낸 인물이자 박 전 특검과 인척 관계로 알려져 있다.

이씨는 이 사건과 관련한 검찰 조사를 받는건 두번째다. 검찰은 이씨에게 박 전 특검과 대장동 민간업자 사이 청탁이 오간 과정과 그 대가인 50억원의 지급 방식이 논의된 경위를 재차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20년 하반기쯤 박 전 특검이 김만배씨에게 약속받은 50억원을 어떻게 받을지 이씨와 상의했고, 이씨가 대신 받는 것을 허락해 김씨에게 50억원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씨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김만배씨(화천대유 대주주)로부터 50억원을 받는 방법을 박 전 특검과 논의했다고 진술한 것이 맞느냐’고 취재진이 묻자 “제가 그렇게 진술했던 내용”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 “‘김씨가 50억원을 주기로 했는데 줄 방법이 없다’고 얘기했는데, 그렇게 방법이 없으면 날 주라고 한 것”이라며 농담조였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씨는 또 “단순 에피소드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박 전 특검의) 지시를 받은 것처럼 알려져 억울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선정된 날 박 전 특검과 만났냐”는 질문에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고, “최근 박 전 특검과 연락한 적 있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날 대장동 사업으로 283억원을 배당받은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주 지목된 조우형씨도 불러 조사했다. 그는 2009년 부산저축은행 대출 불법 알선 사건의 브로커 역할을 맡아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조씨는 박 전 특검을 변호인으로 선임했었다. 그는 이후 2015년 수원지검 특수부 수사 당시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

조씨는 대장동 사건에서는 민간 사업자들과 함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치고, 283억원의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 등도 받는다. 검찰은 조씨 역시 박 전 특검 조사에 앞서 혐의 보강 차원에서 소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특검은 대장동 민간 사업자 공모를 앞둔 2014년 11월 화천대유가 속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우리은행을 참여시키는 대가로 200억원 상당의 대장동 땅과 상가 건물 등을 약속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당시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이었다. 우리은행은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했지만 출자하지는 않았다. 대신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에는 참여하겠다면서 1500억원 규모의 여신의향서를 발급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12일 박 전 특검의 측근 양재식 변호사를 조사하기도 했다. 검찰은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인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2014년 10~11월 양 변호사가 대장동 컨소시엄 구성에 도움을 주는데 대한 대가를 요구했다는 등 진술을 확보하고 양 변호사를 불러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0억원 상당의 대가를 약정했지만, 이후 우리은행이 컨소시엄에 불참하면서 약속한 대가의 규모도 50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박 전 특검의 주변 인물들을 잇따라 조사하면서 박 전 특검 소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조만간 박 전 특검을 불러 컨소시엄 구성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박 전 특검은 앞서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그 사업에 참여하거나 금융알선 등을 대가로 금품을 받거나 약속한 사실이 결코 없다”며 본인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