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9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스1

‘대장동 비리’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전 성남도개공 본부장)씨가 정진상(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씨 뇌물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정씨 변호인과 신경전을 펼쳤다. 유씨는 정씨 변호인에게 “신문하며 웃지 말라”고 항의했고, 검찰도 변호인이 유씨를 향해 계속 비웃는다며 경고했다. 정씨 측은 “검찰이 유동규 변호인이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는 9일 뇌물 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정씨의 공판을 열었다. 정씨 공판은 증인으로 출석했던 유씨의 건강 상태 악화로 지난달 중순 이후 한동안 연기됐다가 24일 만에 열렸다.

유씨의 항의는 이날 정씨 측의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관련 반대 신문 중 나왔다. 2013년 11월 유씨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구체적으로 위례 사업을 어떻게 보고했는지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정씨 변호인이 웃는 표정을 지었기 때문이다. 유씨는 “왜 실실 웃으면서 합니까”라며 항의했고, 재판부도 “법정에서 그런 태도 하지 말라”며 제지했다. 정씨 변호인은 웃은 적 없다며 부인했다.

검찰도 정씨 변호인의 신문 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정씨 측이 유씨를 신문하는 도중 검찰은 “재판부 방향에서는 안 보이는데, 변호인이 유씨를 향해 비웃는 표정을 많이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씨 변호인이 “경고하는 근거가 뭐냐” “(검찰이) 유동규 변호인이냐”며 반발하며 고성이 오갔다.

유씨는 “저는 AI가 아니라 감정 갖고 있는 사람”이라며 “답변할 때 본인 생각과 다르다 해도 비웃음 짓는 표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증인 입장에서 민감하게 느낄 수 있다”며 “유씨가 그런 (비웃음 당한다는)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했다.

정씨 측은 지난달 2일, 12일 재판에서도 유씨와 설전을 벌이며 충돌했다. 정씨 변호인이 유씨를 흥분시켜 엇갈린 대답을 유도해 진술의 신빙성을 흔드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유씨는 이날 공판에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백현동 사업은 남욱에게 던져주라고 말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내놓았다. 정씨 변호인이 “남욱 변호사에게 (유씨가) 뇌물을 받은 뒤 (대장동 사업 관련) 요구사항 이행이 어려워지자 다른 사업을 주려 한 것 아니냐”고 묻자 유씨는 “2014년 선거 끝나고 (남욱 측이) 환지를 요구하는데 이재명이 ‘백현동 주면 되잖아’ 이렇게 얘기했다”며 “정진상도 이를 다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백현동 아파트 개발’ 사업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중이던 2015년 성남시 백현동의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를 변경해 아파트를 세운 사업이다. 검찰은 부지 용도 변경 과정에서 이 대표와 정씨 등에게 로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