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13일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 운전 차량에 치어 숨진 초등학생을 기리는 추모 공간이 마련돼 있다. /뉴스1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술에 취해 운전 중 스쿨존에서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3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4부(재판장 최경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도주치사)등 혐의로 기소된 A씨(39)의 4차 공판 기일을 열었다.

검찰은 “만취상태로 어린이 보호구역 내 음주 교통사고를 내고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떠나 위법성이 매우 중하다”며 “피해자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유사 사안에 대해 법원이 중형을 선고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20년을 구형한다”고 밝혔다.

이날 검찰 구형에 앞서 피해 아동의 아버지 B씨가 직접 엄벌을 호소했다. B씨는 “사고 이후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아득한 심연에서 막막한 심경”이라며 “지금이라도 당장 ‘아빠’하고 외치며 들어올 것 같아 아이의 유품을 어느 하나 치우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가해자가 법정에서 뺑소니 혐의를 부인하고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은 저희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며 “배수로인 줄 알았다는 변명이 저희를 두 번 죽이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 아동을 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배수로를 넘어간 것으로 알았다며 ‘사고 후 도주’사실을 부인했다. 그에 따라 재판부는 최근 사고 현장인 초등학교 인근에서 배수로의 높이를 확인하는 현장 검증을 진행하기도 했다.

A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정말 죄송하다. 제 목숨을 내놓아서라도 아이가 다시 부모님 곁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정말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매일 생각한다”고 했다.

A씨는 작년 12월 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한 초등학교 후문에서 방과후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8%로 면허취소(0.08%)수준 이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