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8일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실소유주로 의심받는 타이이스타젯(태국 저비용 항공사) 박석호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체포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권찬혁)는 이날 오전 7시쯤 태국에서 귀국한 박씨를 인천공항에서 체포했다. 검찰은 미리 법원에서 박씨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공항에서 집행했다. 그간 검찰은 박씨를 상대로 귀국을 설득했다고 한다.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사무실./뉴스1

타이이스타젯은 지주회사인 이스타젯 에어서비스가 자본금 71억원을 대 2017년 2월 설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이이스타젯은 이 전 의원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스타항공이 자사 항공권 판매 대행사인 이스타젯 에어서비스에 71억원 상당의 ‘외상 채권’을 설정하고도 회수하지 않았는데, 이 자금이 타이이스타젯을 설립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해왔다.

앞서 이스타항공 노조는 2021년 5월 “이스타항공의 자금 71억원이 알 수 없는 이유로 타이이스타젯 설립 비용으로 쓰였다”며 배임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상직 전 의원을 고발했다.

검찰이 박씨 신병을 확보하면서, 타이이스타젯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씨를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씨는 2018년 초 타이이스타젯에 취업했다고 한다. 검찰은 최근 이스타항공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로부터 “이상직 전 의원이 타이이스타젯 대표 박씨에게 서씨를 채용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타이이스타젯 직원으로 채용된 뒤 이스타항공 방콕 지점에서 업무를 봤던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게임 업계 출신으로 항공업계 근무 경력이 전혀 없는 서씨가 업무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이스타항공 측이 다시 타이이스타젯 박 대표에게 연락해 “서씨가 대통령 사위”라는 취지로 말하자, 박씨가 2018년 7월 서씨를 타이이스타젯 전무로 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씨는 2020년 초까지 타이이스타젯 전무로 재직했다.

서씨 채용을 두고 이스타항공 임원들 사이에서도 뒷말이 나왔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애초 이 전 의원과 박 대표 외엔 고위 임원들도 서씨가 누군지 전혀 몰랐고, 항공업을 모르는 서씨를 임원으로 발탁한 배경에 의문을 가졌다”며 “이후 서씨가 대통령 사위라는 말을 전해 듣고 놀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