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차 출석을 하루 앞두고 “이 대표가 (검찰 조사에서) 답변을 가급적 해주면 이번 조사로 마무리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9일 “수사팀은 내일 오전 이 대표에 대한 2차 조사를 진행한다. 조사 분량이 방대해 오전 9시30분에 출석할 것을 요청했다”며 “이 대표가 요구한 시간에 출석해서 답변을 가급적 해주면 이번 조사로 마무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검찰이 요구한 10일 오전 9시30분보다 1시간30분 늦은 오전 11시에 출두하겠다고 지난 7일 밝힌 바 있다. 당시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이번 추가 조사에서도 지난번 제출한 서면 진술서의 내용으로 답변하는 등 방어권을 적극 행사한다는 방침”이라며 사실상 진술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사건의 피의자로 처음 검찰에 나와 33장 분량의 진술서만 제출하고, 검사의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선 ‘진술서로 갈음하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1차 소환 조사 당시 100장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검찰이 요구한 시각보다 한 시간 늦게 나오고, 오후 9시 이후 심야 조사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질문을 다하지 못했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2차 소환 조사를 앞두고 200장이 넘는 질문지를 준비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1차 조사에서 확인하지 못한 내용과 이 대표가 제출한 진술서 내용 중 확인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이 대표를 상대로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뇌물·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관여했는지를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 대표가 지난달 28일 1차 조사 때 제출한 진술서에서 언급되지 않은 내용이다.

검찰은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가 정진상씨 등에게 대장동 수익 428억원을 약정했다는 수사 결과와 관련해 이 대표를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용씨가 2021년 이 대표를 위한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대장동 일당에게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 기소된 것과 관련해서도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사업 전반을 보고받고 승인하고 결재한 대장동 위례 사업에서 민관 유착과 뇌물, 특혜 등 비리가 상당 부분 드러났다”며 “당시 결재 라인에 있던 측근들이 구속 기소된 상황이다. 최종결재권자인 이재명 대표가 일방적 서면 진술서로 갈음하기보다 책임있고 구체적으로 답변해 실질적 조사가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