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점심으로 설렁탕을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표는 이날 낮 12시30분쯤 수원지검 성남지청 인근 식당에서 설렁탕을 주문해 점심을 해결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후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오후 조사를 받았다.
설렁탕은 곰탕과 함께 유력 인사들이 검찰 조사를 받을 때 먹는 대표적인 메뉴다. 2018년 뇌물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도 점심엔 설렁탕, 저녁엔 곰탕을 주문해 먹었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BBK 의혹으로 특검 조사를 받았을 때도 꼬리곰탕을 먹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9년 대검에서 조사를 받을 때 서초동 한 식당에서 특곰탕을 시켜 저녁으로 먹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왔는데, 점심에는 김밥을 먹었다고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 국정 농단 사건’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을 때 미리 준비한 도시락을 먹었다. 이 도시락은 김밥과 샌드위치, 유부초밥 등으로 구성됐다고 한다. 최씨는 2016년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곰탕을 먹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19분쯤 수원지검 성남지청 정문에 도착했다. 그는 미리 나와 있던 민주당 의원, 지지자들과 인사를 한 후 청사 앞까지 걸어갔다. 이어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꺼내 약 9분간 읽은 다음 오전 10시48분쯤 조사실로 올라갔다. 검찰은 통상 유력 인사를 조사하기 앞서 수사 책임자가 나와 차담(茶啖) 시간을 가졌는데, 이번엔 이런 절차 없이 곧장 조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성남지청 측에선 차를 마시고 조사를 받길 원하는지 물었지만, 이 대표 측은 바로 조사를 받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조사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을 맡았던 성남지청 형사3부의 유민종 부장검사가 맡았으며, 이 대표 측에선 광주고검장을 지낸 박균택 변호사가 입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