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이 김만배씨(화천대유 대주주)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면서 김씨가 2019~2021년 주요 일간지의 중견 언론인들과 금전거래를 한 것을 확인하고 그 경위를 조사 중인 것으로 5일 전해졌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9/뉴스1

법조 출입 기자였던 김씨는 2019년부터 대장동 사업으로 나온 약 2386억원의 배당금을 받기 시작했다. 검찰은 김씨가 얻은 대장동 사업 이익의 흐름을 쫓는 과정에서 일부가 언론인과의 돈거래에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김씨는 1992년 한국일보로 입사한 뒤 뉴시스와 머니투데이를 거쳤다. 김씨와 억대의 돈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난 언론인은 3명으로, 김씨와 비슷한 연조이거나 법조기자로 함께 활동했던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겨레신문 간부 A씨는 2019~2020년쯤 김씨로부터 아파트 분양금 등 명목으로 6억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동 사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초 김씨와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가 3억원씩 갹출해 A씨에게 총 9억원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김씨가 자신의 몫을 빼고 남욱·정영학씨 돈 6억원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일보 간부 B씨는 2020년 1억원을, 중앙일보 간부 C씨는 2019년 9000만원을 김씨로부터 전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본지는 A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A씨는 답하지 않았다. B씨는 “2020년 차용증을 쓰고 이사 자금 1억원을 급하게 빌렸으며 그동안 이자를 정상 지급했다”며 “사인 간의 정상적 거래일 뿐”이라고 밝혔다. C씨는 “김씨가 현금이 없을 때인 2018년 8000만원을 계좌로 빌려주고 7~8개월 뒤인 2019년 4월 원금과 이자를 합쳐 수표로 총 9000만원을 돌려받은 것일 뿐”이라고 했다.

김씨와 언론인들 간의 돈거래 정황은 정영학씨가 검찰에 제출한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도 여러 차례 등장한다. 2020년 7월 29일 자 녹취록에서 김씨는 “걔네들한테 카톡으로 차용증을 받아. 그런 다음에 2억씩 주고”라며 “분양받아준 것도 있어. 아파트”라고 했다. 2021년 1월 6일 자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자신이 관리하는 언론인 모임을 ‘지회’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