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이 27일 KH그룹 본사와 관계사,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주거지와 강원도개발공사 등 20여 곳에 대해 합동 압수 수색을 벌였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신준호)는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알펜시아) 공개 매각 관련 ‘입찰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알펜시아는 강원도가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위해 1조6000억여 원을 들여 만든 종합 리조트다.

강원도는 동계 올림픽이 끝난 뒤 재정난 등으로 알펜시아를 공개 매각하려 했지만, 4차례 유찰됐다. 이후 작년 6월 KH그룹 계열사인 KH강원개발에 알펜시아를 7115억원에 넘겼다. 당시 입찰 참여 기업 2곳이 모두 KH그룹 계열사였다고 한다. 실제로는 단독 입찰인데 겉모습만 경쟁 입찰인 것처럼 꾸미면 입찰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최문순 전 지사와 KH그룹은 알펜시아의 자산 가치를 의도적으로 저평가한 뒤 ‘헐값 매각’을 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이후 시민 단체가 작년 7월 경찰에 수사 의뢰했고, 경찰은 최 전 지사 등을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또 KH그룹이 2019년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을 무자본 M&A 방식으로 인수한 뒤, 알펜시아도 인수한 것과 관련해 KH그룹의 자금 흐름 전반을 추적 중이다. 2020년 KH그룹 회장 배모씨가 머물던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 로비에 조직폭력배 10여 명이 난입해 “KH그룹 회장은 60억원을 갚으라”고 소리치며 직원과 투숙객을 위협한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배씨가 사채업자 A씨에게 호텔 인수 비용 명목으로 돈을 빌렸는데, 이 돈을 받지 못하자 A씨가 조폭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KH그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이던 2018년 경기도와 민간 단체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가 주최한 남북 교류 행사를 쌍방울 그룹과 공동 후원했고, 쌍방울처럼 아태협을 통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북한 측에 외화를 보낸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KH그룹 회장 배씨는 쌍방울 실소유주인 김성태 전 회장과 친분이 두텁다고 한다.

앞서 수원지검은 지난달 29일 아태협 안부수 회장을 북측에 총 47만여 달러(약 6억원)를 전달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안 회장은 김성태씨에게 수표 3억원을 받아 환치기 수법으로 환전해 북측에 건넬 돈을 마련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