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은 쌍방울 관계사 K사 대표 박모(50)씨가 검경 수사 당시 기존 휴대전화를 버렸던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박씨는 마약 투약으로 구속되기 전부터 쌍방울의 수상한 자금 흐름과 관련해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입건돼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고,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해외로 도피하는 동안 그의 자금 일부를 관리한 의혹도 받았다.

쌍방울 그룹 본사. /뉴시스

수원지법 형사1단독 송백현 판사는 지난 9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박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약물 중독 재활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박씨는 지난 6월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 판매책과 접선해 필로폰 10g을 200만원에 구입하고,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의 차에서 이를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필로폰 10g은 약 300회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박씨는 또 필로폰 투약 당일 무면허 상태로 자신의 차량을 4km 가량 운행한 혐의도 받았다.

송 판사는 “박씨가 매수한 필로폰의 양이 상당하다”면서 “박씨는 석연치 않은 사유로 자신의 위치 추적에 사용된 핸드폰을 제출하지 않았고, 추가로 제출한 핸드폰에는 마약 추가 범행 정황이 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박씨는 검경 수사가 시작되자 자신의 휴대전화를 버린 뒤 새 휴대전화를 개통했고, 그 이유를 진술하지 않은 걸로 알려졌다. 수사기관은 박씨의 과거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한다. 형법상 본인 사건에 대한 증거인멸은 처벌할 수 없다.

박씨는 2010년부터 쌍방울 임원으로 활동해왔고, 2019년 7월 자본금 100만원으로 K사를 설립했다. K사는 같은해 10월 쌍방울이 발행한 100억 규모 전환사채(CB)의 절반인 50억원을 사들이고, 이 CB를 다른 계열사에 되팔았다. 박씨는 또 김성태 전 회장의 일부 자금도 관리해온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