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사내 협력업체 직원들이 정규직 지위를 인정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대법원이 이들에게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로 소송을 낸 근로자들은 직접 고용됐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임금과 실제 지급받은 임금과의 차액 107억여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7일 A씨 등 271명이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를 확인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날 대법원은 이 사건 외에도 현대차 관련 4건(원고 159명)과 기아차 관련 2건(원고 271명)을 같은 취지로 선고했다. 현대차는 총 57억원, 기아차는 총 50억원이 인용됐다.
현대·기아차 사내협력업체 소속인 A씨 등은 2년 넘게 파견근로를 했으므로 직접 고용관계가 형성됐다며 정규직 지위를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파견법에 따라 2년 이상 일했을 때의 직접고용 의무를 회사가 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도급계약에 따라 직접 회사로부터 지휘·명령을 받으며 근무했다는 주장도 했다.
1심은 이들 대부분을 근로자로 인정해 승소 판결을 했다. 아울러 현대·기아차와 각 사내 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도급계약은 실질적으로 근로자 파견 계약에 해당한다고 봤다.
2심 또한 이들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했다. 다만 정년이 이미 지난 근로자나 소 취하 합의를 한 경우 근로자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파견법의 요건을 충족해 고용간주 효과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정년이 경과함으로써 그 효력이 소멸한다”며 “이 경우 정년 후 근로기간에 대해 직고용을 전제로 미지급 임금을 청구할 수 없다”며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이 맞다고 봤다.
또한 일부 근로자에 대해서는 “직고용 관계 성립이 간주된 후 파견사업주(사내협력업체)에서 사직하거나 해고를 당했더라도 직고용 간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직고용 간주효과가 발생했는데도 현실적으로 고용하고 있지 않던 중 파견사업주와의 근로관계 중단 또는 종료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지 못했다면 사용사업주(현대·기아차)의 책임있는 사정으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기아자동차 생산공장에서 사내 협력업체 소속으로 근무한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관계 성립 여부에 대해 최초로 판결한 것”이라며 “컨베이어벨트를 활용하지 않는 ‘간접공정’을 포함해 문제가 된 기간에 담당한 모든 공정에 대해 근로자 파견관계 성립을 인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