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약 3000만명 분량의 필로폰을 밀반입해 호주로 대거 팔아넘긴 마약사범이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징역 30년은 국내 마약 사건 사상 최대 형량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5부(재판장 박무영)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호주 국적 A(38)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공범 B(36)씨에게는 징역 5년에 추징금 1억1927만원을 명령했다.
A씨와 B씨는 국제범죄조직과 공모해 2019년 12월과 2020년 7월 두 차례에 걸쳐 멕시코로부터 수입한 헬리컬기어(감속장치 부품)에 필로폰 902㎏을 숨겨 밀수입하고, 이 중 498㎏을 호주로 밀수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밀반입된 필로폰 902㎏은 도매가로는 902억원, 소매가 기준 3조원 상당으로, 필로폰 밀수 사상 국내 최대 규모다. 호주로 다시 마약을 보낼 때는 한국산 비행기 부품을 수출하는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호주에 보내진 마약은 지난해 5월 호주 수사기관에 의해 전량 압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사실을 통보받고 3개월 뒤 국내에 있던 B씨를 먼저 기소했다. 반년 뒤엔 베트남에 있던 A씨를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붙잡아 기소했다. 국내에 보관 중이던 나머지 필로폰 404㎏은 부산본부세관이 전량 압수했다.
A씨는 재판에서 헬리컬기어에 필로폰이 은닉된 사실을 몰랐다며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없고 책임은 B씨에게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은 주범 A씨에 대해서는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마약류 범죄 중 수출입 범행은 국제적으로 마약류를 유통·확산시킴으로써 수요와 공급을 새로 창출한다”며 “범죄조직에 판매자금이 수입원으로 공급되게 함으로써 그 조직이 활성화하는 데 주요한 수단을 제공하는 점을 보면 사회질서에 심각한 해악을 미치는 중대범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호주에서 필로폰이 발각된 후 국내에 보관된 나머지 마약을 긴급하게 이동시키고 증거 자료를 파손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며 “피고인들이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 모습도 찾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