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5일 공무원 유족 연금을 받던 배우자가 다른 사람과 재혼하면 연금 받을 자격을 상실시키는 공무원연금법 조항은 합헌(合憲)이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군무원인 남편이 재직 중 사망하면서 1992년 4월부터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유족 연금을 받기 시작했다. 공무원연금법에는 유족 연금을 받고 있는 배우자가 다른 사람과 사실혼 관계를 맺거나 정식으로 재혼하면 연금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2017년 공무원연금공단은 ‘A씨가 2014년 10월부터 사실혼 관계에 있어 연금 받을 권리를 상실했는데도 유족 연금을 받았다’면서 A씨에게 연금 지급 종결을 통보하고, 이미 받아간 연금 3800여 만원도 환수하겠다고 했다.
A씨는 공무원연금공단의 조치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그는 항소심이 진행 중인 2019년 공무원연금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법원에 신청했다. 이 사건을 재판하던 서울고법도 “혼인 기간 배우자가 연금 형성에 기여한 정도 등을 따지지 않고 일률적으로 수급권을 영구 박탈하게 되면 재혼으로도 수급권이 상실되지 않는 분할 연금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며 헌재에 판단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유족 연금은 공무원의 사망으로 생계를 위협받게 된 유족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급여이며, 배우자의 기여를 고려해 이혼 시 정산할 수 있는 분할 연금과는 목적이나 취지가 다르다”고 했다. 이어 “유족 연금은 (유족 한 명에게) 연금 수급권 상실 사유가 발생하면 다른 유족에게 수급권이 이전되도록 하고 있어 사실혼·재혼을 연금 수급권 상실 사유로 규정하더라도 유족을 더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헌재의 합헌 결정은 헌법재판관 9명 중 5명의 의견이다. 다른 4명의 재판관은 반대 의견에서 “공무원연금법이 사실혼 관계까지 아무런 보호 조치 없이 수급권을 영구 박탈하는 것은 유족 연금의 사회보장적 성격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