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의 서류 조작 범죄로 인해 서울 강남 일대 땅을 잃은 봉은사가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2심 모두 이기며 400억원대 배상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법 민사 4부(부장판사 이광만·김선아·천지성)는 18일 봉은사가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정부는 봉은사에 417억여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봉은사는 1949년 제정된 농지개혁법에 따라 사찰이 보유한 서울 강남구 일대 토지를 국가에 팔았다. 이후 정부는 1968년 시행된 농지개혁사업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경작자에게 분배되지 않은 땅은 원래 소유자에게 돌려줬다. 그러나 당시 서울 성동구청 소속 공무원들이 봉은사 땅 748평의 분배·상환이 완료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타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했다. 이들은 1978년 허위공문서작성죄 등으로 유죄가 확정됐다. 봉은사는 토지 명의자를 상대로 토지를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나 취득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2015년 1월 패소가 확정됐다. 이에 봉은사는 국가를 상대로 695억913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1심은 “공무원들이 분배·상환이 완료된 것처럼 가장하는 방법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487억1000여 만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2심은 봉은사가 오랜 기간 소유권 환원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정부의 책임을 낮추며 417억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배상액을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