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으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사실혼 관계로 알려진 A씨가 12일 대장동 사건 재판에 나와 “증언을 거부한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이날 오후 대장동 재판은 유동규씨가 A씨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한 증거 인멸 교사 혐의에 대한 A씨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유씨는 작년 9월 검찰이 자신의 주거지를 압수 수색하기 직전 자신의 옛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A씨의 경우 유씨 휴대전화를 버린 증거인멸 혐의로 벌금 200만원의 약식 명령이 청구됐는데, 법원이 사건을 정식 재판에 회부한 상태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 /뉴스1

A씨는 이날 자신의 주거지 등을 묻는 검찰의 첫 질문에 “저는 모든 증언을 거부한다”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증언 거부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A씨는 “저는 제 남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며 “지금 이걸로 인해서 사실대로 다 이야기하라고 해서 조사도 받았고, 그걸로 인해서 제가 증거 인멸로 재판까지 받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혹시 제가 이 법정에서 이야기하는 게 혹시라도 저한테 불합리하거나 불이익이나 혐의가 연결되진 않을까 싶어서 증언을 거부하고 싶다”고 했다.

재판부가 “지금 증인의 주거와 관련된 부분은 증인의 범죄 혐의가 성립되거나 형사 처벌과 관련이 없어보이는데, 특별히 증언 거부를 하는 이유가 있느냐”고 재차 물었다. 이에 A씨는 “제가 지금 수개월째 약을 먹고 있다. 다 설명했기는 했지만 어제 기억도 나지 않고, 오늘 아침 기억도 나지 않는다”며 “여기 앉아있는 것 자체가 수치스럽고, 앉아있는거 자체가 힘들다”고 했다.

재판부가 “옛날 기억이 아니라 지금 상태로 기억나는 범위 내에서만 말해달라고 한 것”이라고 하자, A씨는 “죄송하지만 아무 말씀도 하기 싫다”고 했다. 그는 “저는 지금 (재판부가) 말씀하시는 게 귀에 아무것도 들리지도 않고, 오로지 트라우마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속기사) 타자 소리밖에 안들린다. 지금 말씀하시는 것들이 사실 귀에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다”고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뉴스1

이후 검찰은 “2020년 12월부터 유동규씨와 동거했느냐” “정민용 변호사가 전세금을 대신 내줬느냐” “2020년 7월 1억4000만원대 포르쉐 카이엔을 샀는데 유씨가 사준 것이냐” “유씨 권유로 2021년 7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당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에게 30만원 후원하고 민주당 대통령후보 선거인단에 가입한 적 있느냐” 등의 질문을 했다. “작년에 유씨 휴대전화를 화장실에서 깨뜨린 다음 종량제 봉투로 폐기한 적 있느냐” “휴대전화 폐기 전 유씨 텔레그램으로 ‘20년이고 30년이고 기다릴 거야’ 등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교도소에 가도 기다린다는 뜻이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A씨는 모두 “증언을 거부한다”고 답했다.